네팔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발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기대를 모은 군 특수부대와 엄홍길 대장의 드론 수색도 실종자 발견에 실패했다. 실종사고 당시 동행했던 같은 팀 동료들은 22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네팔 당국은 군 수색구조 전문 특수부대원 9명과 마을주민 수색팀 등을 이날 오전 8시 사고 지점에 투입해 도보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쌓인 눈을 파헤치고, 얼음을 손으로 직접 들어내며 수색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눈의 깊이가 10m에 달하고, 얼음이 벽돌처럼 엉켜 붙어 있는 등 악조건 탓에 수색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들은 금속탐지기 반응이 나오는 곳에 빨간 천을 던져 둬 표시하는 방법으로 수색지역을 좁히고 있다. 표시한 매몰 추정 지점은 금속탐지 장비로 신호를 감지한 2곳과 맨 눈으로 매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지점 2곳 등 4곳이다.
산악인 엄홍길이 이끄는 드론 수색팀은 21일 사고 현장에서 1차 수색에 나섰지만 눈 속 열 감지에 실패했다. KT가 지원한 이 드론은 열 감지 카메라와 줌 기능이 있는 카메라가 장착돼 눈 속 4m 깊이까지 사람의 체온이나 동물의 체온을 감지할 수 있다.
엄 대장은 22일에도 드론 고도를 낮추고, 범위를 넓혀 정밀 수색을 벌였지만 열 감지에 실패했다.
이에 실종자들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직선거리 250m 정도 구간을 수색대원들과 도보로 금속 탐지 작업을 벌였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진 못했다.
수색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충남교육청 지원단은 네팔 정부와 군경 당국에 적극적인 수색을 당부하며 구조 지원을 하고 있다.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는 전날 현장에 도착한 3명을 포함해 9명의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다.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된 교사들과 같은 3팀으로, 당시 후미에 있어 화를 면한 충남도교육청 교사 6명은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지친 기색을 보이며 대부분 언론 인터뷰를 피했다.
유일하게 인터뷰에 응한 교사 당시 고산병으로 트레킹에 동행하지 않았지만 동료 교사들로부터 전해 들은 사실을 토대로 사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 교사는 “걱정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밤새 눈이 내려 더 이상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로 가는 것이 무리여서 하산을 결정했다”며 “두 그룹으로 하산하던 도중에 갑자기 눈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진 않았지만 후미그룹 앞과의 간격은 6m, 맨 뒤는 9m 정도였다”며 “저는 고산병이 일찍 와서 미리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다른 선생님들의 말을 종합해서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라며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어제도 상당한 유류품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현지에 나가 있는 지원단을 통해 알아보니 발견된 것은 레인코트, 비닐류 등인데 실종자들의 유류품 여부는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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