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서열 두 종류 뱀과 유사” 주장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원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가 뱀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뱀을 즐겨 먹는 중국인들의 식습관 때문이라는 주장인데 사실로 밝혀질 경우 2003년 과일박쥐에서 유래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사태의 재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베이징(北京)대, 광시(廣西)대, 닝보(寧波)대 연구진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가 뱀에서 사람으로 종 간 전염을 촉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JMV)’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알려지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재조합을 일으켜 새로운 바이러스를 생성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두 종류의 뱀이 이번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염기서열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이어 폐렴이 처음 발생한 우한시 화난(華南)시장에서 가금류와 뱀, 박쥐 등이 판매되고 있고, 초기 환자 다수가 이 곳에서 야생동물에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즉, 화난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뱀이 우한 폐렴의 숙주라는 얘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폐렴 창궐로 인해 화난시장이 폐쇄되기 전까지 뱀이 실제 식재료로 팔렸다”며 연구진의 의견을 두둔했다. 가오푸(高福)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 역시 이날 “검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수산물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쥐에 이어 야생동물이 신종 바이러스의 숙주로 유력해지면서 온라인에서는 화난시장의 동물 메뉴판도 확산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메뉴판에는 산 여우 악어새끼 늑대 큰 도마뱀 쥐 등 수렵육 112개 목록과 가격이 나열돼 있다. ‘갓 잡아서 신선한 고기를 당신의 문 앞으로 배달한다’는 문구도 쓰여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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