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예방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 현장을 찾은 관중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기로 했다.
당초 KBL(한국농구연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31일부터 마스크 7만장을 각 구단에 나눠주기로 했지만 29일 당장 전주 KCC와 홈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서울 삼성은 자체적으로 4,000~5,000개를 긴급 공수했다.
삼성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이 있어 급하게 온라인 쇼핑몰을 검색해 마스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마스크뿐만 아니라 관중 출입구 곳곳에 손 세정제를 두고, 긴급 공수한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고열 증세를 보이는 팬을 격리조치 하기로 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의 확산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팬들과 하이파이브 및 사진촬영을 하는 이벤트 ‘빅토리 퍼레이드’는 진행하지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팬들과의 약속이냐, 안전이냐를 두고 내부 논의한 결과 안전을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0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를 앞둔 원주 DB도 마스크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DB는 KBL이 각 구단에 우선 확보한 마스크를 30일 고속버스 택배로 받아서 곧바로 팬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28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신종코로나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KOVO는 마스크 배포와 손 세정제 비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이벤트 자제 등의 방안을 각 구단에 전달했다.
문체부의 협조로 마스크 6만장을 받기로 한 KOVO는 우선 마스크 2만6,000장을 2월 1∼2일 서울, 인천, 대전, 천안 4개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또 잔여 마스크 3만4,000장을 확보하는 대로 다시 받아와 다음 경기에 배포할 계획이다.
겨울스포츠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2000년대 들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ㆍ2003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2012년, 2018년) 등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이 곳곳에서 기승을 부릴 때 시즌 개막 전이라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정규리그가 한창인 와중에 사태가 커질 조짐이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실내 경기장에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종목 특성상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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