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가 올해 숙명여대에 입학한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진학은 국내 처음이다.
숙명여대는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A(22)씨가 올해 법과대학 신입학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마친 A씨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같은 해 10월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도 받았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어 여대에 지원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없어졌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성전환 수술 여부를 떠나 법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입학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한희 변호사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트랜스젠더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법대 지원의 가장 큰 이유로 언급한 박 변호사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여성 변호사다. 2014년 봄 커밍아웃을 한 뒤 성 소수자 이슈 전문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A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를 바꾼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저를 보면서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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