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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라도 해야할판” 주한미군 무급휴직 통보에 불안 떠는 한국인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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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라도 해야할판” 주한미군 무급휴직 통보에 불안 떠는 한국인 근로자

입력
2020.01.30 15:44
수정
2020.01.30 18:3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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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모인가” 부글부글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이 2016년 5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근로자 감원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이 2016년 5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근로자 감원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인 근로자만 볼모로 붙잡아 두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29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에 따라 압박용으로 꺼내든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시행 계획과 관련, 경기지역 한 미군부대 내 한국인 근로자의 말이다.

그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미 양측 모두 방위비 분담금 협상책임을 떠넘기면서 엉뚱하게 그 불똥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튀고 있다”며 “불안한 마음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경기지역 또 다른 미군부대 한국인 근로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태에 모두들 불안하고 착잡한 심경”이라며 “생계 위협에 대리운전 등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는 직원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유민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 동두천지부장은 “무급휴직이 시행되면 부대출입만 가능할 뿐, 근무도 못하고 급여도 받지 못한다”며 “애꿎은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에 따르면 미군의 무급휴직 시행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방위비 분담금에서 인건비를 지원받는 약 9,000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이 강제 휴직에 들어간다. 전체 미군부대 한국인 근로자 1만2,500여명의 72%에 달한다. 이들 중 동두천과 의정부, 파주, 오산, 평택 등 경기지역에만 3분의 2가량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한미 양측을 향한 원망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지만,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상 집단행동 시 불이익이 따르는데다 아직 사태 추이를 지켜볼 때라는 분위기가 커서다.

손지오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 사무국장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주한미군, 국회 등을 상대로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최근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시한을 넘기자, 4월1일부로 주한미군이 기지 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잠정적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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