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팩트 SUV 시장은 어느새 상당한 수준의 ‘성숙도’를 갖추게 됐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가 시장의 시작을 알리고, 쌍용 티볼리가 양적 성장을 이끌었고, 이후에는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이 연이어 데뷔하며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기아 셀토스가 ‘프미리엄’의 가치를 더하며 컴팩트 SUV 시장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기아 셀토스와 같은 ‘어퍼 클래스(Upper Class)’를 지향하는 컴팩트 크로스오버 모델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공식적으로 출시하게 됐다. 한국지엠은 데뷔 전부터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쟁 모델로 셀토스로 낙점했고, 시장의 소비자들 또한 두 차량을 비교하게 됐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데뷔 이후 일주일 만에 6,000대의 계약을 달성했다. 참고로 이러한 성과는 경쟁 모델이었던 셀토스의 데뷔 때보다 빠르고 뜨거운 반응이며, 시장의 경쟁자가 더욱 많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데뷔 상황 및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 등을 고려한다면 더욱 인상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그의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기아 셀토스는 과연 어떤 차이와 매력을 품고 있을까?
조선 레인지로버, 기아 셀토스
기아 셀토스는 4,375mm의 전장과 각각 1,800mm의 전폭 및 1,600~1,620mm의 전고를 갖추고 있어 동급에서도 상당히 큰 축에 속한다. 여기에 휠베이스 역시 2,630mm에 이르며 상위 모델인 스포티지와 유사한 모습이다.
그리고 디자인에 있어서도 상당한 매력을 뽐낸다. 기자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프리미엄 SUV로 평가 받는 랜드로버의 디자인과 유사한 모습을 담고 있어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패널과 화려한 라이팅 유닛이 곳곳에 더해진 점 역시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으며 컴팩트 SUV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듯한 다양한 컬러 팔레트를 마련한 점도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네 바퀴의 투톤 알로이 휠 역시 매력적인 디자인을 뽐내는 주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리틀 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기아 셀토스의 체격이 동급에서도 상당히 큰 수준이라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체격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앞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양에 따라 소폭 차이가 있으나 RS 사양 기준으로 4,425mm의 전장과 각각 1,810mm와 1,66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여기에 2,64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통해 상위 SUV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덧붙여 디자인에 있어서도 특별한 감성을 제시한다. 기아 셀토스가 타 브랜드의 감성을 담았다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SUV로 제시된 쉐보레 블레이저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이어 받은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날렵한 프론트 엔드와 일반, 액티브 그리고 RS로 나뉜 바디킷의 구성을 통해 차량의 성격과 매력을 보다 확실히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다소 제한적인 편이긴 하지만 트림에 따라 젊은 감성을 한층 강조한 컬러 팔레트 및 투톤 구성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모습이다.
넓은 공간을 제시한 셀토스, 그리고 트레일블레이저
기아 셀토스의 실내 공간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실내 공간은 모두 동급에서 큰 체격을 갖고 있는 두 차량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다.
먼저 기아 셀토스의 경우에는 깔끔하고 평평하게 다듬어진 셀토스의 실내 공간에는 팝업식 디스플레이 패널과 기아차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요소들이 곳곳에 더해져 브랜드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여기에 사양에 따라 투톤 컬러를 적용해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1열과 2열 공간의 구성에 있어서도 전체적으로 준수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2열 리클라이닝 시트 등을 탑재한 덕에 패밀리 SUV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 여기에 적재 공간도 498L에 이르며 트레일블레이저에게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의 인테리어 구성의 핵심인 듀얼콕핏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젊고 기능적인 구성을 제시한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마이링크 시스템은 물론이고 기본 사양과 액티브, RS 등으로 나뉜 트림에 따라 디테일을 다르게 하여 차량의 만족감을 높인 점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2열 리클라이닝 기능이 부재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공간 확보에 신경을 쓴 만큼 패밀리 SUV로 사용하기에 충분하한 모습이며 460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해 동급에서도 우수한 만족감을 제시하는 건 물론이고, 2단의 러기지 플로어를 마련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여기에 2열 시트를 접었을 때에는 최대 1,470L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럽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조화
기아 셀토스의 보닛 아래에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모두 채용했다. 가솔린 사양의 경우에는 최고 출력 177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는 1.6L T-GDI이며, 디젤 사양은 최고 출력 136마력과 32.6kg.m의 토크를 내는 1.6L 디젤 엔진이다.
두 엔진은 모두 7단 DCT를 조합하고 전륜 및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효율성은 트림 및 휠타이어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10.9km/L에서 최고 17.6km/L에 이른다. 이를 통해 성능 지향의 소비자와 효율성 지향의 소비자를 모두 아우르는 모습이다.
라이트사이징을 담은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는 이미 위스퍼 디젤이라는 우수한 디젤 엔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에서는 ‘라이트사이징’을 적용한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만 적용되었다.
엔트리 사양에는 최고 출력 139마력과 22.4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3기통 1.2L E-터보 프라임 엔진이 마련되었으며 LT 및 프리미어와 액티브 그리고 RS 사양에는 156마력과 24.1kg.m의 토크를 내는 3기통 1.35L E-터보 엔진이 적용되었다.
두 엔진은 기본적으로 CVT가 조합되어 쉐보레 더 뉴 말리부와 동일한 구성을 갖췄으나 AWD 시스템을 적용할 때에는 동급 최고 수준의 다단화 변속기인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하고 스위처블 AWD 시스템을 통해 효과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11.6km/L에서 13.2km/L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탄탄한 안전성을 갖춘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기아 셀토스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모두 동급 최고 수준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두 차량 모두 엔트리 트림부터 전방충돌보조 및 차선 이탈 방지 및 유지 기능 등은 물론이고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사양을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트림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어 고객 선택의 폭을 넓었다.
여기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새로운 차량 개발 기조 아래 VSS-F 플랫폼의 견고함을 자랑한다. 기가스틸은 물론이고 고장력 강판을 78%까지 적용해 우수한 안전성은 물론이고 뛰어난 주행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 선택의 만족감을 높인다.
이외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보스 사운드 시스템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후측방 경고 장치 등 다양한 사양들이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소비자들의 높은 기준을 충복시킬 수 있도록 했다.
마켓 리더와 도전자의 대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시작을 알리며 컴팩트 SUV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 만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는 없는 법, 출시에 이어 브랜드의 적극적인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과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기아 셀토스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컴팩트 SUV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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