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확산 중인 ‘#We_are_Asan’
청와대, SNS에 “아산·진천 주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인사 글 올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인근 지역에서 우리 교민 일부가 귀국한 가운데 이들이 격리될 아산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우리가 아산이다(#We_are_Asan)’ 운동이 벌어졌다.
30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교민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손글씨 인증샷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튿날인 31일 우한교민들이 귀국하면서 그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자신을 아산 시민이라고 밝힌 엄모씨는 페이스북으로 “우한 격리지가 아산과 진천으로 확정됐음에도 한쪽 기사만 보고 각종 SNS에서는 아산과 진천을 비방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어 아산 시민으로 마음이 참 많이 아프다”며 “저처럼 우한에서 오는 우리 교민들을 환영하는 아산 시민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손피켓 릴레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포 속에서 떨었을 우리 교민들을 따뜻하게 환영해 주자”며 “함께 동참해 주신다면 아산 시민들과 진천 시민들, 우한에서 오는 교민들에게 큰 힘이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아산 본토박이’라고 자신을 밝힌 장모씨도 “아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며 “아산 시민도 우한 교민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아산 시민 권모씨는 “아산에 잘 오셨습니다. 잘 계시다 아무 탈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교민을 환영하는 아산 시민들의 해시태그 운동에 SNS에서도 응원이 이어졌다. “아산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네요”(wa**********), “지금 이 운동이 벌어지는 것처럼 격리 시설을 무조건 반대하는 시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위기 상황에서 서로 돕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hs********) 등 누리꾼 응원이 잇따랐다.
앞서 우한 교민들의 격리장소가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지역으로 정해지자 일부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혐오 시설이 자신의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 현상’까지 거론되며, 해당 지역 주민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우리 교민이 우한에서 귀국하자 아산과 진천 주민들은 “수용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주변 주민들은 이날 오전 마을회관에 모여 1시간 넘게 회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진천 우한 교민 수용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우한 교민의 인재개발원 수용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농성 천막과 수용 반대 현수막도 자진 철거했다.
청와대는 이날 귀국한 교민들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무사히 도착하자 아산과 진천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트위터에 “아산ㆍ진천 주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정부도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같은 내용의 이미지 사진을 첨부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종합점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임시생활시설이 운영되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이해한다”며 “그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세우고 있고 걱정하시지 않도록 정부가 빈틈없이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368명을 실은 정부 전세기는 31일 오전 우한 톈허(天河)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정부는 나머지 탑승 신청자를 태우기 위한 추가 전세기 운항 협의를 중국 당국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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