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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판매 10배로” 신종 코로나發 물량확보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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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판매 10배로” 신종 코로나發 물량확보 대란

입력
2020.01.31 15:33
수정
2020.02.01 00: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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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ㆍ대형마트 재고 소진에 진땀 

 외식업계는 직원용 공급도 어려워 

GS홈쇼핑은 31일 오후 4시 10분에 ‘KF94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방송 시간은 단 30분. TV 홈쇼핑 채널에서 대개 한 시간 이상의 판매 방송을 하는 것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다. 이유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서다. 이번에 판매하는 마스크는 불과 8,000세트. 지난 28일 20분간 긴급 편성했던 방송에서 3만1,400세트 이상 판매된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물량이다. GS홈쇼핑 측은 “추후 방송은 물량이 언제 확보될 지 몰라 미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으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찾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유통업계는 물량 확보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마트부터 편의점, 헬스&뷰티(H&B)숍 등 오프라인 매장이나 홈쇼핑, 패션업체들도 마스크 재고가 소진돼 물량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더불어 식품∙외식업계에선 전 지역 가맹점의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려고 하나 물량이 달려 공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7일 부산역 한 편의점에 마스크가 품절되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왕태석 선임기자
지난 27일 부산역 한 편의점에 마스크가 품절되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왕태석 선임기자

 ◇편의점∙H&B숍 등 마스크 재고 소진될까 ‘발동동’ 

편의점업계는 재고 물량이 소진될까 노심초사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24는 “현재 재고로는 길어야 3~4일 정도 운영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판매가 더 늘어나면 더 빨리 품절될 수 있어 향후 제조처에서 입고되는 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일단 전 지역 점주들에게 마스크의 발주수량을 평소 대비 50% 수준, 손세정제는 70%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GS25 측은 “현재 마스크 재고 물량으로는 7~10일 정도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일회용품은 15일치 정도 분량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소 3~5일에 한 번 마스크를 입고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매일 2차례 입고하고 있다. 평소보다 9~10배 가량 많이 판매되고 있어서다. 이마트 측은 “잠시 매장에 품절 상황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매일 입고해서 채워 넣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H&B숍도 마스크 품절사태가 빚어져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직장인 신정훈(35)씨는 “오전에 마스크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렀다가 품절돼 H&B숍을 찾았으나 역시 품절이더라”며 “결국 회사 근처 약국에서 하나에 4,000원가량의 마스크를 구입했다”고 토로했다.

국내 한 H&B숍 관계자는 “마스크 수요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재고가 소진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관련 상품 기획자(MD)들도 물량 확보 경쟁에 상당히 민감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홈쇼핑업계도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하고 있지만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8~29일 마스크 판매 방송을 해 몇 분만에 수량이 완판됐다. CJ오쇼핑도 28일 T커머스채널을 통해 긴급 편성으로 마스크 물량 6,000세트를 팔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스크는 추가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추후 방송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진열대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진열대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식품∙외식업계 “물량 없어 전 가맹점에 마스크 지급 어려워”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전 지역 가맹점에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지급하고 있지만, 물량 확보되지 않아 시일이 걸리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본사에서 마스크를 구입해 전 매장에 보내고 있지만, 시중에 마스크가 동나 못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량 확보가 늦어지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마스크 지급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도 기본적으로 마스크의 착용을 권고하며 각 매장에 마스크 배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 특성상 일회용품인 마스크를 장기간 사용할 수 없는 노릇이라 고충이 따르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마스크 물량도 달리는데 각 매장에 지속적으로 공급을 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털어놓았다.

A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이모씨는 “본사에선 마스크 착용을 꼭 하라고 지침이 떨어졌지만 마스크 하나를 장기간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와 관련된 지침은 따로 내려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최근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저렴하거나 인기있는 ‘KF94’ 마스크는 품절사태를 빚고 있는 데다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단품 가격이 만만치 않다. 몇 천원씩 하는 마스크를 매일 구입한다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씨는 “결국 개인이 마스크를 구입해서 착용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마스크 대란이 번지자 속옷업체도 발벗고 나섰다. 남영비비안은 주력 상품이 아닌 마스크를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역마스크 수출 물량 문의가 3,000만장에 이를 정도로 몰렸다.

비비안 측은 “27일을 기점으로 판매중인 마스크의 총 재고량이 모두 소진한 상태”라며 “신종 코로나가 더 확산되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서 거래처(1곳)와 함께 생산 공장 증설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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