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효재단 ‘인류의 미래’ 세미나 논란. 학생들 “믿음 얘기 신격화해 놀랐다”
재단 측 “종교 아니다” 해명에도 이씨는 “한국은 종교의 자유 보장된 나라”
누적 수강생 250만명을 기록한 유명 강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투스 소속 사회탐구 영역 강사 이지영씨가 공익단체인 천효재단을 통해 자신을 따르는 학생들에게 재단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씨는 빼어난 외모와 입담으로 학생들 사이에 스타 강사로 알려져 있다.
한 누리꾼은 “세미나 두 번 다녀왔는데 찝찝하긴 했다”면서 “처음엔 귀신 얘기를 주로 했었고, 두 번째엔 어떤 사람이 기(氣) 만으로 자궁에 혹이 몇 ㎝있는지 맞췄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세미나 갔더니 선생님이 믿음 이야기를 하면서 신격화해서 놀랐다”며 “이 재단이 해외봉사도 가고 장학금 제도도 있어 자기소개서에 도움이 되니까 혹하는 친구들도 많았다”고 했다.
지난해 1월 9일 서울시가 통보한 ‘종교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허가 통보’에 따르면 천효재단은 ‘천효기독교재단법인’이란 명칭으로 비영리법인의 설립을 허가 받았다. 설립 목적은 “천효기독교정신을 연구하고 참다운 기독교 정신을 구현해 사회봉사와 신앙활동을 통한 선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면서 세계복음화에 기여하고, 국내·외적으로 천효기독교정신의 개척과 성장에 기여”라고 밝히고 있다.
주요사업은 해외개척 글로벌 선교 리더십 개발 컨퍼런스, 국내외 청년 영성 리더십 개발 세미나 및 수련회, 국내외 천효기독교정신 개척 및 성장사역과 연구 등으로 명시돼 있다.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후기는 이씨가 지난해부터 ‘천효기센터’에서 진행하는 ‘인류의 미래’ 세미나 내용으로 보인다. 세미나에서는 기 충천을 해주는 기 순환치료를 권고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천효재단의 한 관계자는 3일 “재단 법인이고 재단 성격은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대로”라며 “종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홈페이지에는 “전 세계에 ‘천효’ 정신을 알리고 의료재단, 장학재단, 학술재단, 교육재단, 종교재단으로 세계를 목표로 뻗어 나가 인류가 하늘 앞에 진정으로 효도할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밝히고 있다.
전날 이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해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댓글이 빗발쳤다. 이씨는 이를 의식한 듯 “세미나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은 순차적으로 유튜브에도 공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대한민국은 사상과 양심과 종교와 토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라며 “새로운 생각, 새로운 사상, 새로운 철학을 논의하고 찾아보는 시도가 사회를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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