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환자가 발생한 광주에서도 개인정보를 담은 보고 공문이 유출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4일 낮 12시 5분 광주 한 인터넷 ‘맘카페’에는 광주 한 구청의 보건행정과 보건소 감염관리팀 명의가 들어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발생 보고' 문건이 유출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이 문건은 광주 한 구청에서 작성해 광주시 등 관계기관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발생 개요는 물론 조사 내역, 조치 내역, 향후 계획 등이 담겨 있다. 익명처리는 됐으나 환자의 성씨, 나이, 성별, 거주지역이 그대로 적혀 있으며, 최초 증상 발현에서 병원 이동 내용까지 실렸다. 가족 개인정보도 이름만 없을 뿐 나이, 직업, 재학 중인 학교명까지 나왔다.
특히 일반에게 공개해서는 안 되는 환자의 수술 내용과 남편의 직장 등이 포함돼 가족들의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인터넷과 단톡방 등에는 이동 경로나 우려 등을 나타내는 후속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됐다.
시는 이 같은 문건이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공포감을 줄 수 있는 데다 개인정보 유출과 공무상 비밀 누설 등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담화문을 통해 환자 감염·이동 경로와 관련해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혼선이 우려되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해 조사 내용 등을 실시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담은 공문이 유출되면서 후유증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앞서 5번 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공문서가 잇따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 경찰이 유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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