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교수 1학기 교양 강좌, 다른 대학 학생에게도 개방
국내 대학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파헤치는 강의가 처음 개설된다. 지난해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위안부 매춘’ 망언을 비롯해 위안부를 왜곡하는 시도가 끊이지 않자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5일 학계에 따르면 성공회대는 올해 1학기 교양과목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와 운동’을 개설한다. 위안부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정규 강좌를 여는 건 성공회대가 처음이다.
이 강의는 위안부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가 맡는다. 강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안부가 매춘이라는 발언에 대해) 거짓과 망언이라는 비판이 계속돼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확산하고 있다”며 “그 동안 학계에서도 대응을 했지만 이젠 교육을 통해 대응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강의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공회대는 학점교류 시스템을 통해 다른 대학 학생들에게도 해당 강좌를 개방할 예정이다. 위안부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 초빙도 계획 중이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는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역사수정주의가 힘을 얻고 있어 인권평화교육의 관점으로 이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할 인재양성이 필요한 시점에 너무나 시의적절한 강의”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김낙년ㆍ주익종ㆍ이우연 등 경제사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위안부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 책은 일제의 강제 수탈과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출간 이후엔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반일 감정이 고조돼 일반 대중의 강한 반발도 불렀다. 이런 시기에 류석춘 교수는 수업 중 반일 종족주의를 옹호하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류 교수는 쏟아지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 1학기 강의를 개설하면서 반일 종족주의를 교재 중 하나로 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평화와 인권, 전쟁을 반대하는 ‘홀로코스트 교육’이 민주시민 교육으로 자리잡았는데, 한국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대학 교육은 시민 교육과 직결되고 예비연구자 인력 풀을 만드는 기능을 해 더욱 중요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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