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45) ㈜유진텍 대표
㈜유진텍은 2005년 워터젯 컷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워터젯 컷팅은 초고압 펌프로 물의 압력을 4,000bar(60,000PSI)까지 높여서 두께 0.01~200mm의 소재를 절단하는 기술이다. 금속, 비금속 및 수지, 타일류, 석재, 복합소재 등 거의 모든 소재에 적용하며 무엇보다 열변형 및 열처리 효과가 없어 후가공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05년 ‘새로운 분야’란 말에 사업 뛰어들어
이유진(45) ㈜유진텍 대표에 따르면 2005년 처음 워터젯 가공에 뛰어들 때만 해도 대구에서 워터젯을 하는 곳은 한 군데뿐이었을 정도로 낯선 분야였다. 전공을 살려 세라믹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이 대표는 협력업체 직원으로부터 “우리나라가 워터젯 기계를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표를 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워터젯이 막 시작된 만큼 발 빠르게 움직이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어요. 마침 협력업체에서 기계와 설비를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기로 했어요.”
워터젯 기술은 지금도 선진국과 중국 정도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대표가 시작할 때만 해도 대구에는 1곳밖에 없었지만, 그나마 늘어 현재는 대구에 7군데, 전국에 200여곳의 워터젯 기업이 들어섰다. 유진텍은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유진텍은 작고 정밀한 작업에 특화되어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유진텍만의 고유한 도전정신이다. 이 대표는 “워터젯 업계 사이에서는 유진텍이 ‘연구소’라는 별칭으로 통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시도로 기술적 노하우를 탄탄하게 쌓았다.
대구라는 지역의 특징과도 연관이 있다. 워터젯은 대개 두껍고 큰 제품들, 이를테면 선박이나 산업용 열처리 기구에 들어가는 쳄버 등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지만, 대구는 큰 소재가 없다. 대개 전자나 섬유부품이다. 그러다 보니 모두 작고 정밀한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아졌다.
워터젯의 미래는 무궁무진
유진텍의 역량을 확인시킨 일화가 있었다. 한번은 작업량이 너무 밀려서 다른 회사에 외주를 줬다. 결과물을 받아온 직원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이런 게 왔어요. 이런 수준이면 납품 못 해요.”
하는 수 없이 밤을 새워 새로 제작했다. 그 뒤로 외주를 맡기지 않는다.
“일본으로도 우리 가공품이 나갑니다. 유진텍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워터젯은 보통 공차가 ±0.2 정도인데, 우리는 ±0.1을 맞춥니다. 직원들의 경험과 실력이 월등한 까닭입니다.”
워터젯 기술 자체도 발전했다. 과거에는 워터젯으로 직선만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45도 개선 작업과 개선면 양방향 가공도 가능해졌다. 또한 어떠한 신소재도 가공이 가능하다는 것도 워터젯 절단 가공의 장점이다. 이 대표는 “전기자동차의 소재 가공도 문제없고, 세계적으로 보면 알루미늄 선박도 워터젯으로 가공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술에 물류까지 갖춘 회사로 성장할 것
2019년 5월부터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초경 노즐, 워터젯 초경 믹서 등 워터젯 부품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유진텍의 최종 목표는 업계에서 “가공은 유진텍”이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다. 선반과 밀링, MCT(수치제어 기계)을 도입할 계획이다. “모든 가공이 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새로운 영역에도 진출했다. 다양한 기업과 교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에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에어콘용 배관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물류업이다. 이 대표는 “기존의 소재와 달라 온도나 화학 물질에도 상관이 없고, 바닷물에도 부식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케리어와도 접촉 중”이라고 소개했다.
“유진텍의 최종 목표는 가공과 화학, 물류를 모두 해결하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물류는 조금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기술 중심으로 기업을 꾸리다 보니 저 분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년 후의 유진은 기술과 물류에 모두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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