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전면 휴업에 들어갔던 현대·기아자동차 공장이 11일부터 재가동한다. 생산 중단의 원인이 된 중국산 부품(와이어링 하네스)을 국내·동남아 공장에서 확보한 데다, 중국 공장에서도 생산에 들어가면서 필요한 물량 조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내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공장 40여 곳 가운데 37곳이 이날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인 경신과 티에이치엔(THN)의 경우 6일부터 시범운영, 생산에 들어갔다. 이미 1,2차 물량은 선박과 항공편으로 국내에 반입됐다.
수작업 비중이 높은 와이어링 하네스는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품의 87%가량을 중국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공장이 조업 중단에 들어가자, 재고부족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 4일 쌍용차를 시작으로 속속 공장 가동 중단에 착수했다.
중국 부품공장 재가동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라인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현대차에선 11일 울산 2공장을 재가동해 제네시스 GV80과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에 들어간다. 12일부터는 울산4공장 1라인, 아산공장이 각각 재개되는 등 나머지 공장도 부품 조달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승용차 생산라인이 모두 정상 가동하는 시점은 제네시스 승용부문을 만드는 울산5공장의 재가동일인 17일이다.
기아차는 11일 승용세단 K시리즈를 생산하는 화성공장이 문을 연 데 이어 14일부터는 소하리, 광주 등 전 공장이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업체를 통해 국내와 동남아 공장의 가동을 늘려 일정 재고량을 확보한 상태”라며 “중국에서도 부품이 들어오는 만큼, 그간 생산하지 못한 물량까지 조속히 출고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 외에도 쌍용차는 13일, 르노삼성차는 17일부터 각각 공장 운영을 시작한다.
양병내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장은 “아직 가동 승인이 나지 않은 나머지 중국 내 부품공장도 해당 중국 지방정부와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생산중인 업체들은 방역 강화에 힘쓰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완성차 업체들과 현지 운송라인을 점검 중이며 국내에 들어온 부품은 매일 신속하게 통관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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