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환자 30% 감소… “대동소이한 예방수칙이 도움”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최근 들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노력과 시민 개개인의 철저한 개인 위생 수칙 준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1일 질병관리본부의 인플루엔자 주간감시 소식지에 따르면 2020년도 5주차(1월26일~2월 1일)의 의사환자(감염 의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8.0명이었다. 4주차(1월 19일∼1월 25일)의 40.9명보다 약 31.5% 줄어든 규모이다. 올 겨울 들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2019년 52주차(12월22일~12월28일)에 정점(49.8명)을 찍고 서서히 감소했지만 4주차까지 40명대가 유지됐다.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 중 하나로 신종 코로나 예방 활동이 꼽힌다. 시민들이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쓰기, 다중 이용시설 이용 삼가기 등에 적극 나서면서 부수적으로 인플루엔자 확산도 막았다는 것이다. 실제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개인 위생 수칙은 △30초 이상 손 씻기 △기침할 때 옷소매로 가리기 △호흡기 증상이 있을 시 마스크 착용 등으로 신종 코로나 예방 수칙과 대동소이 하다. 이동한 질본 감염총괄과장은 “각각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종 코로나 예방 활동과 학교 방학, 기온 변화 등이 두루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정 감염병 예방 활동이 예기치 않게 다른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학교에서 학생들의 손 씻기를 독려한 결과 그 해 유행성 각결막염(일명 아폴로 눈병)에 걸린 학생 환자 수가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 해 집단수인성 전염병에 걸린 사람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전진 증상과 함께 기침, 인후통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수반되는 급성 열성 호흡기 질환이다. 매년 겨울에는 A형 독감이 유행하고, 초봄엔 B형 독감이 기승을 부린다. 신종 코로나와 달리 백신이 있어 예방 접종이 권장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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