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핵산 검사 음성 환자 포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의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폭증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고무줄 잣대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이날 0시 현재 사망자가 242명 늘어 총 1,310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증가수는 11일 103명에서 12일 94명으로 약간 감소해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이날 다시 148명이나 크게 늘었다. 후베이성 통계 발표 이래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증가치도 그간 추세를 벗어난 급증세다.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는 하루 동안 무려 1만4,840명이 증가해 4만8,206명에 달했다. 전날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에 대해 후베이성 위생건강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에 대한 인식의 심화와 진료 경험의 축적에 따라 새로운 진료 방안이 추가됐다”면서 “기존 의심환자에 대한 진단 결과를 정정하고 신규 환자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성에서 발표한 병례 진단 분류와 일치하도록 오늘부터 임상진단 사례를 확진자 수에 포함시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일단 검사 방식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우한 진인탄 병원의 한 의사는 “발열 등 임상 증상이 있고 CT촬영에서도 신종 코로나 소견에 부합하지만, 핵산 검사에서는 음성반응으로 나타나거나 아직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의심환자로 분류했던 인원을 한 단계 높여 확진자에 포함시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사망자 급증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그간 중국은 신종 코로나와 직결된 경우에만 사망 통계로 집계하고 기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제외했는데 이 기준을 바꿨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사망한 인원도 새로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가령, 독감의 경우 미국은 연간 사망자가 1만6,000명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수백 명 수준이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독감에 걸린 이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를 집계에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와중에 기준을 바꾼 것을 놓고 비판이 거세다. 마치 경기 중에 심판이 게임의 룰을 바꾼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지켜보는 다른 국가들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 발생 초기에도 고무줄 잣대로 통계를 조정해 논란이 일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달 18일 59명, 19일 77명이 급증해 당시 주말을 거치면서 갑자기 200명으로 껑충 뛴 적이 있다. 이에 장하성 주중대사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 새로운 조사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갸우뚱하기도 했다. 질문이 쏟아졌지만, 무엇이 바뀌었는지 더 이상의 내용은 중국이 알려주지 않아 모른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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