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사망 1665명, 확진 6만8500명
반정부 발언 칭화대 교수 연락두절
“바이러스, 우한 연구소에서 퍼져”
화난이공대 교수 논문 또다른 파장
佛ㆍ대만서도 사망 나와… 아프리카 첫 확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15일 방호복을 입은 남성이 병원 밖 차도에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우한=EPA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최우선 목표를 “제2의 우한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산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을 주도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열흘 전 발언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사태 초기 ‘인체 감염’ 가능성을 부인했던 보건당국 책임자 경질설이 확산되는 등 민심은 더 싸늘해졌다.

왕허성(王賀勝)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 겸 후베이성 상무위원은 16일 “또 다른 우한의 망령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환자 회복률을 높이고 감염률과 치사율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 2만5,600여명의 의료진을 파견한 상태다. 7만명이 숨진 2008년 쓰촨성 원촨 대지진 당시를 넘어선 의료지원 규모다. 하지만 의료진 감염자만도 이미 1,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실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정부를 향한 불신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일부 지방매체들은 이날 “가오푸(高福)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 주임이 경질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초 우한 현지조사 후에도 “사람 간 전염 징후는 없다”고 강변했다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내 다른 전문가들의 반박에 말을 바꿔 여론의 질타를 받은 인물이다. 정부가 관련 보도를 즉각 부인했지만, 보건당국 책임자에게 등을 돌린 민심은 좀처럼 바뀔 기미가 없다.

이런 가운데 특히 우한의 실상을 알린 시민기자에 이어 시 주석을 비판해온 대학 교수까지 실종되면서 민심이 들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쉬장룬(許章潤) 칭화대 법대 교수와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들의 말을 전했다. 쉬 교수는 신종 코로나 최초 고발자인 리원량(李文亮) 사망 당일인 6일 ‘분노하는 인민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글로 반정부 정서에 불을 지폈다. 그는 최근 인터넷에 “나는 처벌당할 것이고, 이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 정부는 비판여론 차단과 시 주석 옹호에 열을 올렸다.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는 전날 “지금까지 방역이 가장 큰 관심이었고 끊임없이 지시를 내리며 상황을 주시했다”는 시 주석의 지난 3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 때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중국 매체들이 보도하지 않은 내용을 새로 소개하면서 시 주석의 리더십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달 7일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 대책회의를 주재했다는 사실도 처음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가 우한 화난수산시장이 아니라 보건당국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샤오보타오(肖波濤) 화난이공대 교수는 리서치게이트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한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바이러스 유출 진원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샤오 교수는 화난시장과 불과 277m 떨어진 우한CDC가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수백마리의 박쥐를 잡아들인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그간 일부 서방매체들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위험도 최고수준의 병원체를 다루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신종 코로나 유출지로 지적해왔다. 화난시장과 연구소는 32㎞ 떨어져 있다.

국가위생위는 “15일 하루 사망자는 142명, 확진자는 2,009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누적 사망자는 1,665명, 확진자는 6만8,500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후베이성 외 지역의 확진자 증가세는 12일째 둔화됐다. 프랑스에서 80세 중국인 관광객이 숨지면서 유럽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고, 대만에서도 중국인 관광객과 접촉한 60대 택시기사가 치료 도중 처음 숨졌다. 이집트에선 아프리카 첫 확진자가 나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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