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사태 속에서 인파가 몰리는 대규모 행사에 대해 민간과 정부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앞세워 관 주도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반면 민간에서는 줄줄이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20일 오후 ‘2020 화랑미술제’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홀. 적지 않은 관람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3,000여점의 조각과 회화,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시장 내에 설치된 라운지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주최측인 한국화랑협회가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코엑스와 협업해 모든 방문객들에게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지만 식음료를 섭취하는 카페에서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애초부터 쉽지 않았다. 전시회 강행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주최측은 “마스크 제공과 더불어 출입구에 통과형 클린 소독기와 열감지 카메라 등을 설치하고 전시 종료 후 전시장 특별방역소독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같은 시간 바로 옆 B홀 출입구 앞엔 임신, 출산, 육아 관련 박람회인 ‘베페 베이비페어’의 취소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해당 박람회 또한 이날부터 나흘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최측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인 만큼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에 취소를 결정했다. 당초 주최측이 박람회를 강행하려 하자 소비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취소를 촉구하기도 했다.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전시컨벤션 센터 세텍의 경우 이달 예정된 4건의 대관 행사 중 3건이 취소되고 1건은 순연됐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전시장 내부는 하나같이 텅 빈 채 썰렁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던 ‘상상체험 키즈월드’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관람객이 줄자 예정보다 일찍 전시회를 중단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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