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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음압병상 꽉 차서… ‘무리한 이송’ 2시간 만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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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음압병상 꽉 차서… ‘무리한 이송’ 2시간 만에 사망

입력
2020.02.21 23:04
수정
2020.02.22 0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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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사망자, 청도→부산 이송 중 악화해 도착 40분 후 사망 

 청도 확진자 속출, 음압병상 부족으로 유사 사례 발생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의 음압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의 음압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는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 인근에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부족해 부산으로 이송했다가 상태가 더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송 전부터 폐렴이 악화된 환자를 굳이 옮겼어야 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음압병상 부족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부산시 보건당국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두 번째 신종 코로나 사망자(54ㆍ여)는 청도 대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 입원 중이던 환자 신모씨로, 부산대병원에 이송되기 전에 받은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만성 폐렴을 앓던 이 환자는 이날 오전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 청도대남병원 일반병동으로 옮겨져 치료와 함께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확진 판정 후 대구ㆍ경북지역에 음압병실이 부족해 구급차로 오후 4시쯤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거동마저 불편해 휠체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80㎞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태가 더욱 악화했고, 오후 5시20분경 부산대병원에 도착한 뒤 심폐소생술 등이 실시됐지만 오후 6시쯤 끝내 숨을 거뒀다. 이송 2시간 만이었다.

응급 상태인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가 인근 지역에 음압격리병상이 없어 타 지역으로 먼 거리를 무리하게 이동했고, 그로 인해 환자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이송 과정에서 호흡곤란이 있었고 도착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우리 검사에서는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가 상당히 늘었다”고 밝힌 만큼,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확진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은 음압병상 부족으로 인한 유사 사례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이 지역 의료인들이 대학병원들을 제외한 의료기관(종합병원, 병ㆍ의원)에서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음압병실을 운영할 수 없어 보건당국이 지역 현실에 맞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거점마다 충분한 음압병상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의 누적 확진환자 수는 204명인데, 전국에서 계속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현재의 음압병상은 여유로워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음압병상은 총 1,027개로, 이 중 대구ㆍ경북 지역 병상은 88개에 그친다. 이미 이 지역 확진환자 수가 153명에 달해 사망자처럼 타 지역으로 이송되는 처지다. 실제 사망자는 청도 대남병원에서 부산으로 이송된 두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환자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청도=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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