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에 다녀온 것은 이달 1일 하루뿐입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서 친구와 커피 마시다가 오후 6시27분 찜질방에 들어갈 때 카드를 긁었습니다. 이게 청도를 다녀 온 전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집단감염 사태의 중심으로 지목 받은 31번째 확진자(61)의 말이다.
31번 확진자는 지난 21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반 신도에 불과한 제가 총회장 형님 장례식을 어떻게 알 수 있겠냐”며 “청도에 다녀온 건 이달 1일 찜질방에 간 게 전부다”고 말했다. 또 “직장을 다니고 있어 주일 예배가 전부고 봉사활동도 잘 모른다”며 “(교통사고를 당해) 몸도 안 좋은데 어떻게 11일 청도에 봉사활동을 다녀올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전화통화 내내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자신을 부도덕한 감염의 주범으로 몰고 있는 세상에 억울함을 쏟아냈다. 또 신종 코로나 검사를 거부한 적도, 첫 사망자와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간 적도 없는데 2회나 검사를 거부했다고 손가락질을 받았고, 대남병원을 다녀간 것으로 기정사실화되는 세상에 할말을 잃었다는 투였다.
그는 “폐렴 판정을 받고 보건소를 갔지만 의사소견서를 보여줘도 보건소 의료진 모두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해주지 않으려고 했다”며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모르지만 확진 소리를 들을 때는 까마득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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