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서구 보건소의 감염 예방 총괄 직원이 종교단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24일 뒤늦게 드러났다. 대구시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2차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파악하고 자가 격리를 권고하기 전까지 그는 교인임을 숨겼다. 앞서 18일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어머니한테 간을 이식해준 여성이 수술 이후에야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혀 큰 충격을 안겼다. 그로 인해 의료진 38명이 격리 조치되고 간 이식 병동이 폐쇄됐으며 일반 환자들도 위험에 빠졌다. 밀폐된 예배실 바닥에 따닥따닥 붙어 앉아 진행하는 예배 방식으로 내부 감염을 키우더니 이제는 교인 신분을 숨겨온 확진자들이 속출해 방역 활동에 큰 지장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교계에 따르면, 신천지는 일반 교회에 거짓 교인으로 들어가거나 아예 위장 교회를 세워 포교를하는 방식도 사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비밀주의적 습성 때문에 보건당국이 신천지 전체 교인 파악에 애를 먹으면서 일반 시민의 불안감은 더 증폭되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국민 불안은 신천지가 정확한 전체 교인 명단을 질본에 제출했다면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앞서 신천지는 대구교회 교인 9,300여명의 명단도 세 차례에 걸쳐 제출해 시간과의 싸움인 방역 활동에 차질을 빚게 한데 이어 지금도 각급 지자체와 교인 명단 제출을 두고 소모적인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천지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방어전을 접고 24만5,000명에 달한다는 교인 명단의 즉각 제출과 교인들의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방역 협조를 통해 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 중국 우한에 교인이 있다면 그것 역시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신천지가 이를 끝내 거부할 경우 법적 강제력을 동원해 명단을 압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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