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심리지수 96.9… 전월 대비 7.3포인트 급락
금융위기ㆍ일본 지진 이후 가장 큰 폭… 메르스 확산 때와 동일한 수준
4일 오전 한 방역업체 직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소비심리가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수준으로 얼어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매월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인데, 이마저도 확진자 수 급증 이전에 조사된 지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6.9로 1월 대비 7.3포인트 급락했다.

월간 소비자심리지수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이달보다 낙폭이 컸던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12.7포인트),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11년 3월(-11.1포인트) 두 차례뿐이다. 메르스 확산이 정점을 기록한 2015년 6월과는 낙폭이 같다.

2015년 메르스 때는 6월 소비심리지수가 7.3포인트 내린 뒤 7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상승세가 11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확진자 급증(2월 20일) 전인 2월 10∼17일 이뤄진 만큼 확산 추세에 변화가 없다면 3월 소비심리지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19가 더 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소비심리는 잔뜩 위축됐다. 설 명절 이후 전통시장,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들이 큰 폭 하락한 것은 물론 취업기회 전망, 임금, 물가상승률, 금리 수준 등에 대한 전망이 전방위적으로 나빠졌다.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6, 가계수입전망 CSI는 97을 기록하며 각각 4포인트씩 내렸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7포인트 빠진 81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3포인트 내린 116, 금리수준전망도 3포인트 떨어진 92였다.

경제 여건에 대한 심리에도 먹구름이 꼈다. 소비자들이 지금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12포인트 급락한 66이었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11포인트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앞으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포인트 하락한 1.7%로 역대 최저 수준인 지난해 12월 수치와 같았다. 지난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인 물가인식은 한 달 전과 같은 1.8%였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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