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역사 내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한호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최근 부쩍 늘어나는 게시물이 있다. 마스크 관련 청원이다. 24일 하루에만 무려 20개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 마스크 가격을 인하해달라거나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를 판매해달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한 청원인은 ‘보건용 마스크 정부 수매 및 저가 공급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에서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 및 사망자 증가로 국민의 혼란과 두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만으로도 바이러스 예방이 가능하다는데 문제는 KF94, KF80 등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급등해서 구매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마스크를 비상구호품목으로 지정해 정부가 전량 수매하고 온라인과 대형마트 등을 통해 저가에 공급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마스크 가격을 정부 공급가보다 비싸게 속여 파는 경우에 부당이득의 10배까지 환수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하루동안 6,000여명이 동의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24일 서울시내의 한 마트 내 마스크 판매대가 비어있다. 뉴시스

또 다른 청원인도 “마스크 1개당 가격이 5,000원을 넘어가고 있다. 한 달이면 15만원이고, 4인 가족이라면 한 달 마스크 비용만 60만원인데 이게 말이나 되냐”며 마스크 가격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청원인은 “마스크를 귀찮아서 안 하는 것 보다 없어서 못하는 현실”이라며 “국가는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가장 기초적인 마스크 지원부터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정부에서 마스크를 일괄 구입해 주민센터를 통해 판매해달라”, “정부에서 직접 마스크를 구매해서 착한 가격에 판매를 하거나 마스크 수급이라도 정상적으로 이뤄져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해달라” 등 마스크 가격 안정화를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졌다.

한 대구 시민은 “거리에 약국을 전부 다녀봤지만 마스크, 체온계, 손 세정제 모두 없었다. 인터넷도 품절이다. 중국에 우호물품을 보내는 것보다 자국민이 훨씬 중요하다”며 약국 등 그 어디에서도 마스크를 살 수 없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개인 위생 용품의 가격이 급증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매점매석 행위를 단속하고 생산자와 판매자가 생산량, 판매량 등을 신고하도록 하는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최근 마스크 수요가 대폭 늘어나 여전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온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방안을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수출량을 제한하고, 많은 부분을 내수에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생산량의 일정 부분은 공적 유통망을 통해 실수요자에게 직접 마스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특히 의료진에게 필요한 마스크는 100%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하는 등의 고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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