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수익급감∙외압 등 이유로
1997년 경기 유일의 민영방송사로 개국한 ‘KFM 99.9 경기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면허를 반납하고 폐업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지상파방송사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고 폐업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기방송에 따르면 경기방송은 지난 2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지상파방송허가를 반납하고, 폐업하기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노사간 갈등에다 급격한 매출감소, 방통위의 경영 간섭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며 만장일치로 폐업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방송측은 결의안을 방통위에 통보하고 노조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결의안은 경기방송 주주들에게도 통보됐으며 3월 16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22년간 경기도 유일의 지상파 민영방송사인 경기방송은 폐업하게 된다.
하지만 창사 이래 지속적인 흑자를 낸 경기방송이 한 해 적자로 갑자기 파업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방통위 결정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 나오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해 논란을 일으킨) 현모 본부장을 경영에서 배제하고 △대표이사∙사외이사∙감사 등을 공모로 진행 △편성 독립성 강화 등 경영개선계획서 제출 △지자체 협찬 및 행사를 매출액 대비 50% 이하로 줄일 것 등을 재허가 조건으로 내걸어 내외부로부터 지나친 경영간섭이 아니냐는 지적을 샀었다.
경기방송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현 본부장의 발언이 폭로되면서 잦은 내분에 회사의 성장동력이 완전히 상실된데다 경기도의회의 보복성 예산삭감, 외부세력과 노조의 인사개입 등으로 회복 불가능 상태에 빠져 폐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기방송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결정에 대해 대응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방송 노사는 최근 수 년 간 인사, 프로그램 편성, 회사기밀 유출 문제 등으로 극심한 마찰을 빚어왔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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