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이스라엘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24일(현지시간)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 출국 터미널에 별도로 설치된 가건물에서 귀국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다. 텔아비브=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한국인 관광객 221명을 태우고 출발한 이스라엘 국적의 1차 전세기가 2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영종도=고영권 기자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 중 조기 귀국한 한국 관광객들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영종도=고영권 기자

25일 오전 우리 여행객 221명이 이스라엘 국적의 전세기 편으로 귀국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전세기 등 수송 비용까지 지불해 가며 한국인 여행객들을 돌려보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자국 확산 우려 때문이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성지순례를 다녀간 한국인들이 무더기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자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130명을 그대로 돌려보낸 것을 비롯해 한국인은 물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기피 국가 대열에 오르고 있다. 현재 한국인 입국을 공식적으로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을 비롯해 바레인과 홍콩,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7개국에 달한다. 한국에서 입국한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도 영국과 마카오, 싱가포르 등 10여개나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인들이 여행지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떠난 신혼부부 17쌍이 23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전원 격리됐다. 일부가 발열 증상을 보였다는 이유였다. 결국 입국이 거부된 이들 여행객은 25일 밤부터 순차적으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25일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당국이 현지 공항에 도착한 제주발 항공기 탑승자 167명 전원을 격리 조치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중 한국인은 19명이다.

23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입국을 거부 당한 한국인 신혼부부들이 현지의 한 장소에 격리되고 있다. 현지 한 신혼부부 제공
인천발 제주항공 7C8501편 승객들이 25일 중국 웨이하이(威海)공항에서 중국 당국이 격리 조치를 위해 준비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독자 제공
23일 이스라엘 점요르단강 서안 하길로의 한 군사기지에서 이스라엘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격리시킬 수도 있다는 보도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타이어를 불태우며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인 격리 수용을 앞두고 감염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당초 자국을 여행 중인 한국인들을 요르단강 서안의 군사시설에 격리 수용하려 했으나 주변 정착촌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잇따르자 벤구리온 공항으로 격리 장소를 변경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여행객들에 따르면 현지 숙박시설이나 음식점에서까지 입장이 거부되는 수모도 겪었다. 결국 1차와 2차 전세기 편으로 귀국길에 오른 총 400여명의 여행객들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스라엘로부터 추방 아닌 추방을 당해야 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한국인 관광객들이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격리돼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하고 있다. 독자 제공
코로나19로 해외여행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25일 인천공항 출국장 탑승수속 창구가 한산하다. 영종도=고영권 기자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