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측 “문상객 중 3명 신종 코로나 양성”, 질본 “31번째 2차감염 가능성”
입원 장례 청도대남병원 확진자 113명…국내 총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이곳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인 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사망 직전 병명은 급성폐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선 아직 미미했던 신종 코로나가 신천지 신자들의 장례식 문상 후 대거 확산된데다 친형이 입원했던 청도 대남병원에서도 100명이 넘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터라 ‘슈퍼전파자’가 누구였을지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숨진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친형은 급성폐렴 증세로 응급실에 5일간 입원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측도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온 신자 50명 중 일부가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장례식장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질병관리본부도 당초 슈퍼 전파자로 지목된 31번째 확진자가 2차감염자일 수 있다고 밝혔다.
청도에 살던 이 총회장의 친형은 지난달 27일 급성폐렴 증세로 대남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같은달 31일 숨졌다. 사망자는 10남1녀 중 6남으로 92세로 신천지 신자는 아니다. 이에 따라 신천지측에서는 대구교회의 지파장과 간부 10여명과 부산교회 7명이 문상을 했고, 장례를 돕는 일꾼 등 모두 50명 가까이 장례식장을 지키는데 그쳤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대구에서 문상을 다녀온 신자 중 3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출상날인 2일 오전 7시40분쯤 청도대남병원으로 들어가는 중국동포와 얘기를 나눈 사람이 있다”며 친형 연관성을 부인했다.
대구 첫 감염자인 31번째 확진자는 지난 7일 교통사고로 입원해 발열 및 폐렴 증세를 보이다 17일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고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 후 신천지교회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동안 31번째 확진자가 9일과 16일 교회를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슈퍼전파자로 지목됐다. 25일 현재 확진자 893명 중 56.1%인 501명이 신천지 관련 확진자다.
하지만 질본은 31번째 확진자를 슈퍼전파자로 분류하지 않고,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의 이 총회장 친형 장례식이 열린 청도대남병원이 진원지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으나 중국 측 문상객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궁에 빠졌다.
청도대남병원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으나 감염경로가 드러나지 않는 것도 친형 연관설을 키우고 있다. 5일간 응급실에 입원했다 숨지면서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를 밝힐 수 없는 반면 의료진 등을 통해 확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청도대남병원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모두 113명이고, 국내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이곳에서 나왔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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