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제언

“중국서도 경증이 80%, 기저질환 없다면 사망률 거의 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1,000명을 크게 웃돌면서 경증 환자는 집에 머물며 약을 복용하는 ‘자가 치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이 나왔다. 기저질환이 없다면 사망률이 ‘제로(0)’에 가깝고, 모든 환자를 입원 치료하기에는 대구ㆍ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병상, 의료 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5일 오전 대구시 서구보건소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서구보건소 직원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선별진료소 운영 등 모든 업무가 일시 중단됐다. 대구=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이하 중앙임상위)는 26일 ‘코로나19 전국확산에 따른 효과적 대응체계’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당국에 이같이 제언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 위원장은 “중국 데이터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환자의 80%는 경증 환자고 이 중 사망자는 없다”며 “이런 경증 환자는 집에서 치료해 늘어나는 환자를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임상위가 이날 제시한 중국의 ‘신종 코로나 중증도에 따른 치사율’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의 80.9%가 경증 환자고 사망자는 없다. 13.8%를 차지하는 중증 환자(호흡수 분당 30회 이상, 혈액산소포화도 93% 미만 등)에서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증 환자를 자가 치료할 경우 의료진과 병상 등에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게 중앙임상위의 판단이다. 오 위원장은 “현재 국공립 의료기관에 준비된 병상은 5,000개”라며 “국민들의 협조로 증세가 가벼운 환자가 집에서 지낸다면 이에 4배인 2만명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호흡기 등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만 2, 3차 의료기관을 이용하게 하고 경증 환자는 자가 격리하며 약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치료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임상위는 자가 치료가 가능한 환자의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경증 환자 중 기저질환이 없고 △연령대가 젊으며 △동거인 중에 고령자가 없는 환자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은 “자가 격리 수칙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환경과 환자 상태가 악화했을 때 의료기관에 연락할 보호자가 있는 경우도 기준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임상위는 최종 기준이 합의될 경우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에 적용을 제안할 방침이다.

방지환(왼쪽에서 두 번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이 26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중앙임상위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위원장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경우 지난해 11월 신종 코로나 환자가 첫 발병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두 달이 지난 뒤 정점이었다”며 “우리도 첫 발병 이후 60일쯤 지나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전날보다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 됐다.

한편 중앙임상위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이 사망 전 신종 코로나로 인한 폐렴을 앓았을 것이라는 의혹에 선을 그었다. 방 센터장은 “CT를 본 영상학과 복수의 선생님이 신종 코로나 감염 가능성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오래 누워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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