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까지 물리적 시간 부족
정의당 등 범 여권 공조 붕괴 우려까지
민주당 내부선 “불가능” 부정적
4ㆍ15 총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창당 요구가 가시화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명분론이 줄을 잇는 가운데, 여러 시나리오가 내부에서 분출 중이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비례정당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는 선을 긋고, 민주당에 우호적인 외부 지지층만으로 창당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주당 도움 없이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신당 창당은 ‘창당 신청→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심사→선관위 창당 등록’을 거친다. 새로 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선거에 후보를 내려면 다음달 16일까진 창당 등록(허가)을 마쳐야 한다. 지난해 말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쳐 비례 후보자를 추천해야 하며,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3월26일) 열흘 전까지 추천 절차의 구체적 사항을 정한 당헌ㆍ당규 등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서다. 선관위 심사기간(최소 7일)을 고려하면, 당장 2주 후인 다음달 9일까진 창당 준비를 마치고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창당 절차도 까다롭다. 창당 자격을 얻으려면 전국 16개 시도 중 5곳 이상에서 시도당을 갖추고 시도당마다 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당원들은 주민등록번호와 자필 서명이 들어간 입당신청서를 직접 당에 내야 한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이날 “‘선거법 책자 보고 따라가다가는 망한다’고 느낄 정도로 까다로웠다”며 “민주당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당장 미래한국당 창당도 50일이 걸렸다. 민주당의 수도권 3선 의원은 “창당 준비는 물론, 후보자 공천까지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도 실제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가 앞선다. 실효성이 없어서다. 외곽 위성정당이 탄생하면 민주당의 선택지는 비례대표 후보를 내거나, 내지 않는 경우로 선택지가 줄어든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외곽 위성정당은 사실상 비례민주당 역할을 한다. 이 경우 정의당 등 범(汎)여권이 “선거법을 고쳐놓고 꼼수를 쓴다”고 반발할 공산이 크다. 비례민주당 효과가 범여권과의 공조 붕괴로 상쇄되는 셈이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경우도 얻는 효과가 없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양쪽 다 후보를 내면 표가 분산돼 2~3석 추가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위성정당 후보가 극성 지지층 선호 인사들로 채워지면, 중도층 이탈로 지역구 선거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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