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이젠 일상이 돼버린 마스크 잘 쓰기 A to Z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마스크를 착용하면 ‘유별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요. 이제는 사람 많은 장소에서 마스크를 안 쓰면 되레 눈치가 보일 정도예요”
직장인 강모(28)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일상 속 가장 큰 변화가 ‘마스크 착용’이라고 말합니다. 강씨는 당장 집에서 1분 거리 슈퍼를 가더라도 ‘아, 마스크!’ 하며 꼭 챙기곤 한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도 팝콘 먹기를 포기하고 영화 상영 내내 마스크 착용을 한다고 하네요. 강씨만의 상황은 아닐 겁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마스크는 우리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착용하는 게 올바른 방법인지 정도는 알아둬야 할 텐데요. 우리가 꼭 알아둬야 할 마스크 착용에 대한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1. 마스크에 붙어 있는 ‘KF’는 무슨 뜻이죠?
‘KF’란 ‘Korea Filter’의 약자로 식약처 검증을 마친 제품을 말하는데요.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KF80’이라는 뜻은 간단히 말하면 ‘오염원인 입자를 80% 정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KF 지수가 높을수록 입자가 작은 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이 높겠죠.
2. 지수가 낮은 마스크도 괜찮을까요?
현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마스크 종류로는 ‘KF80’, ‘KF94’, ‘KF95’, 그리고 치과의사들이 흔히 착용하는 얇은 ‘덴탈 마스크’ (의료용 마스크) 등이 있어요.
이중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수치가 낮은 마스크로도 무방하다는 게 의료계 보편적 견해입니다. 유튜브 의학전문채널 ‘닥터프렌즈’는 “대한의사협회 지침에 따르면 병원에서 진료하는 의사들도 KF94, KF95 마스크 착용은 불필요하다고 한다”며 “얇은 일반 마스크를 착용해도 된다”고 밝히고 있어요. 그러니까 KF80은 물론 덴탈 마스크로도 일상 생활에서는 충분하다는 거에요.
하지만 사람이 많은 밀폐된 공간에서는 다릅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거리에서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있는 경우, 예를 들면 예식장이나 극장, 교회 등에 가야 한다면 ‘KF94’ 이상을 써 주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지수가 다른 2가지 마스크를 지참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3. 면 마스크는 어떨까요?
면 마스크로는 침은 막을 수 있지만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천 교수는 “면 마스크는 말 그대로 방한용”이라며 “침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천 교수는 “안 쓰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밀폐된 공간에서는 재채기나 기침을 할 경우 아주 작은 침방울에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가 있을 거다. 이런 경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4. 마스크 봉투를 버리지 말라고 하던데요.
맞아요. 집 앞 마트에 잠깐 다녀올 때 사용했던 마스크를 그냥 버릴 수는 없잖아요. 더구나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요즘 현실적으로 한 번 쓰고 버리는 건 힘든 상황입니다. 만약 마스크를 1~2시간 썼다가 벗었을 때 버리기 아깝다면 애초 처음에 마스크가 들어 있던 봉투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마스크를 벗을 때 마스크 앞면은 손으로 절대 건들지 말아야 합니다. 외출 후 마스크 앞면에 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묻어 있기 때문인데요. 마스크를 벗을 때는 끈을 잡고 벗어 봉투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서 쓰세요. 만약 마스크 앞면을 만지게 됐다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손을 씻으면 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멸됩니다.
5. 봉투가 없으면요?
고민이 되죠. 현직 의사 유튜버 용닥터는 마스크를 보관할 때 바깥 면이 겉으로 오게 해서 끈 한 쪽을 고리에 걸어 세로로 걸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어요. 그는 “통풍이 잘되고 바람 잘 통하는 위생적인 곳에 보관함 같은 곳에 두거나 종이가방을 하나 챙겨서 그 안에 넣어두는 게 좋다”며 “마스크에 습기가 차게 되면 균 번식 위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6. 현실적으로 마스크 내ㆍ외부를 만지지 않는 게 가능할까요?
물론 어렵죠. 본인이 최대한 의식해서 마스크 끈 부분만 건드려 벗거나 착용하는 게 좋은데요. 이게 힘들다면 번거롭겠지만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 위생장갑을 끼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7. 마스크 끼면 안경에 김이 서려 힘들어요. 습기 어쩌죠?
마스크 착용 시 호흡으로 인한 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경에 김이 서리는데요. 100% 막기는 힘듭니다. 이 문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안경 착용자를 위한 마스크 쓰는 법’ 등이 공유되기도 했는데요. 조금이나마 불편함을 덜어주는 방법으로 안경 코 받침을 마스크 위로 오게끔 착용하는 방법이 꼽혔습니다. 안경을 착용 후 그 위에 마스크를 끼는 게 아니라 마스크 착용을 먼저 하고 그 위에 안경을 착용하는 방법입니다.
마스크 위쪽 가장자리 점선을 따라 1㎝ 접어준 뒤 철사를 코 모양에 맞게 구부리고 착용하는 방법도 권장되는데요. 이렇게 하면 안경 습기뿐만 아니라 앞머리가 축축해지는 것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8. 마스크 안에 천을 덧대서 쓰는 사람들도 있어요.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마스크는 정전기를 이용해서 작은 입자를 걸러주는데 마스크 안에 천을 덧대면 정전기가 작용을 못해서 작은 입자를 걸러주는 기능을 잃어버립니다. 천을 덧댄 뒤 마스크를 쓰면 입자가 왠지 더 잘 걸러질 것 같지만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9. 마스크 하나로 얼마간 사용하는 게 좋죠?
미국질병관리본부(CDC)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N95’(우리 기준 KF80~94 수준) 마스크 지침서에 따르면 먼지 많은 환경 기준, 심한 구김이나 큰 데미지가 없다는 전제 하에 1회 사용 기준을 8시간으로 제한 둔다고 밝혔는데요. 이때 8시간은 사용시간의 총합입니다.
그렇다고 출퇴근 1시간씩 하루 2시간씩 착용한다면 4일을 이용해도 되는 걸까요? 현직 의사 유튜버 용닥터는 “폐기 기준으로 사용시간보다는 위생에 포커스를 맞추라”고 조언합니다. 8시간을 기준으로 삼되 심하게 구겨지거나 파손된 경우, 육안으로 봐도 확실히 오염된 경우 폐기하는 게 좋다는 겁니다.
10. 어떻게 착용하는 게 바른 방법인가요?
‘KF94’ 마스크 경우 접힌 상태 그대로 착용하는 건 올바른 착용법이 아닙니다.
먼저 마스크의 접힌 부분을 위아래로 피고, 고무줄을 귀에 건 뒤 최대한 얼굴면과 밀착되게 눌러줍니다. 마스크 턱 부분도 최대한 당겨서 밀착시켜 주고요. 호흡을 크게 하면서 마스크가 움직이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호흡에 맞추어 마스크가 위 아래로 움직이면 제대로 착용한 겁니다.
‘덴탈 마스크’의 경우는 안과 밖 구별이 필요한데요. 이는 제조사마다 다르니 제품설명서 확인이 필수입니다.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위아래로 당겨 착용한 후 코 부분 철사를 최대한 눌러주고 턱 부분도 당겨서 착용합니다.
11. 마스크 사용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라고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사용의 가장 중요한 원칙에 대해 “마스크를 쓰지 말고 집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스크 사용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라니요?
역설적이지만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니 틀린 말이 아니겠죠. 정 본부장은 “마스크를 쓰고 (외부에) 가는 것보다는 안 가는 쪽을 권고 드린다”며 “(방역당국의 권고사항은) 마스크를 쓰고 밖에 나오라는 것이 아니고 쉬는 것이 좋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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