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수감 6일 만에 석방되자 검찰이 항고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보석취소로 재구속된 이 전 대통령 구속집행을 정지시킨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의 결정에 불복해 이날 항고장을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집행정지 결정은 피고인이 상을 당하거나 건강이 몹시 좋지 않을 경우 등 긴급하게 석방시킬 필요가 있을 때 검사의 의견을 들어서 하도록 돼 있다”며 “재판부가 피고인 측 재항고를 접수한 뒤 몇 시간 만에 결정한 데 이어 검찰에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은 법이 정한 요건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판부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재항고에 대해서도 반박의견서 제출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항소심 선고와 함께 보석취소 결정이 나자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보석취소의 집행정지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 중이거나 즉시항고가 제기됐을 때에는 해당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는 형사소송법 제410조 규정을 들어 즉시항고와 같은 성격인 재항고가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대해 제기된 만큼 대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석취소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는 논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 지난 25일구속 집행을 정지했다. “항소심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있을 때 집행정지 효력이 있는지에 대한 견해가 대립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된 지 6일 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왔다. 재항고심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있을 때까지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검찰이 이날 제출한 항고장 또한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재판부의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재항고는 물론 구속집행정지결정에 대한 검찰의 항고도 전례가 없어 대법원의 판단을 받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례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임 전 차장이 구속피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여가 걸렸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경우 두 사안에 서로 다른 결론이 나오면 안되기 때문에 같은 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요사건인 만큼 신속하게 결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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