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우리가 간다] <15> 여자축구 세대교체 중심 추효주ㆍ강지우ㆍ박혜정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꿈꾸는 한국 여자축구는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앉히며 환골탈태를 꾀했다.
콜린 벨(59) 감독은 지난 2월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A조 예선에 2000년생 선수를 세 명이나 소집해 세대교체 신호탄을 쐈다. ‘2000년생 3인방’ 추효주(울산과학대) 강지우(고려대) 박혜정(고려대)은 지소연(29ㆍ첼시위민) 장슬기(26ㆍ마드리드CFF) 조소현(32ㆍ웨스트햄WFC) 등 유럽파 선배들과 호흡하며 축구를 대하는 자세를 바꿨다.
지난달 9일 베트남과 A조 최종전에서 3-0 승리를 거둔 뒤 만난 2000년생 3인방은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우리에겐 배움이었다”고 입을 모으며 “도쿄올림픽에 나간다면 일본만큼은 꼭 꺾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던 추효주는 “아직은 자신감이 가장 큰 자산”이라면서도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사고 한 번 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첫 외국인 감독의 지도방식은 어땠나.
추효주(이하 ‘추’) “선수들의 나이를 중요치 않게 여기신다. 마인드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 우리에게도 좋은 경험이고, 많은 걸 배우고 싶다.”
강지우(이하 ‘강’) “경험에서 차이가 날 텐데 나이 어린 우리에게도 기회를 주시니 어린 선수들 입장에선 더 분발하게 된다.”
박혜정(이하 ‘박’)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신다. 그렇다고 (감독님 대하는 걸)편하게 생각할 순 없다. 언니들과 함께 뛰려면 우리 실력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걸 느낀다.”
-세대교체의 중심축이다.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치르며 느낀 점은.
추 “해외파 언니들과 함께한 첫 대회였는데, 확실히 속도 차이도 나고 한국 여자축구 수준도 꽤 높단 생각을 했다. 소연언니의 ‘명품 퍼스트터치’를 보며 퍼스트터치의 중요성을 확실히 배웠다. 자극이 된다.”
박 “이번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같이 훈련해보니 언니들에게 정말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환판단 능력과 패스속도는 클래스가 다르다.”
강 “플레이속도와 공수전환이 대학 대회에서 뛰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언니들은 체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머리로 플레이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역사에 도전하게 된다. 떨리진 않나.
추 “자신 있다. 우리도 많은 준비를 했고,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박 “언니들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해주셔서 고맙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라면 사고 한 번 칠 수 있을 것 같다.”
-본선에 진출한다면 이루고 싶은 건.
강 “일본과 맞붙어 이겨보고 싶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 한 상대다. 일본 홈 팬들 앞에서 한 번 멋지게 꺾고 싶다.”
박 “마찬가지다. 일본과는 체격도 비슷하고 붙을 기회가 많은데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 꼭 이기고 싶다.”
추 “금메달이다. 젊은 만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정상을 향해 달리고 싶다”
서귀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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