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0.4%)을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2개월 연속 1%를 넘어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에 따라 해외여행 등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서비스물가지수는 지난달 약 20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급 대란이 일고 있는 마스크는 온라인 가격이 5배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전보다 1.1% 상승했다. 작년에는 매달 한 차례도 넘지 못했던 1%를 올해는 1월(1.5%)에 이어 두 달 연속 넘은 것이다.
지난달 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12.5% 올라 전체 물가를 0.49%포인트나 끌어올렸다. 다만 서비스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0.4% 상승에 그쳤다. 이는 1999년 12월(0.1%) 이후 2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상 연초에 외식 물가가 많이 상승하는데 올해 2월엔 전월 대비 0.0%, 전년 동월 대비 0.7%만 상승했다”면서 “코로나19로 해외단체여행비가 전월 대비 5.8% 급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제항공료도 전월 대비 4.2% 떨어져 서비스 물가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졸업식 등이 취소되면서 생화 가격이 1월 대비 11.8% 폭락하는 등 서비스 외 물가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감지됐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난 생필품 사재기는 2월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 과장은 “일부 공산품목들이 1년 전에 비해 3~4%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단정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마스크는 소비자물가의 조사 품목이 아니지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 2,000원대 초반, 온라인은 800원 정도였지만, 사태 이후 온라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4,000원대로 높은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공적 물량 보급 후 온라인 중심으로 가격 상승 추세가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