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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가 최선”… ‘대규모 감염 차단’ 첫 시험대 오른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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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가 최선”… ‘대규모 감염 차단’ 첫 시험대 오른 베트남

입력
2020.03.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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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하노이 외곽의 한 군부대 내 여성 격리 시설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하노이 외곽의 한 군부대 내 여성 격리 시설의 모습. 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한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격리 최우선’ 정책을 강화한다. 수천 명의 감염 의심자를 방역해본 적이 없는 베트남 입장에선 현 상황이 국가 위기관리 능력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3일(현지시간) 베트남뉴스통신(VN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국가지도위원회에서 “베트남 내 진단 장비 부족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격리가 최선책”이라며 “이를 주저하면 국민 건강 보호에 심각한 실수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부득담 부총리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초기에 성공을 거뒀지만 아직은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 더 엄격한 검역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1월 말 이후 베트남 정부 최고위층이 적극적인 격리 조치를 동시에 주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에 대한 항전 의지는 한국 거주 베트남인들이 지난달 23일 이후 7,000명 가량 한꺼번에 귀국하면서 점화됐다. 베트남으로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치다. 지난달 2일 동남아 국가 중 최초로 중국에 대한 전면 입국금지를 단행한 베트남은 지난 한 달간 확진자가 16명에 그쳤고 이들 모두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13명은 이번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이었다. 2명은 1월 13일 입국한 중국인이었고, 나머지 1명도 같은 달 14일 우한을 경유해 입국한 미국계 베트남인이었다. 적극적인 초기 봉쇄 전략이 주효하면서 그동안에는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방역전 자체가 필요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달리 베트남 내 격리ㆍ의료시설이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곧바로 긴급조치에 착수한 이유다. 실제로 약 5,000명의 귀국자가 몰린 호찌민시는 공항 근처에 야전병원을 건설하고 시내 대학 캠퍼스 내에 최대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격리시설도 만들기로 했다. 또 감염 전문의가 1,300여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해 다른 진료과목 의사들을 상대로 감염병 대응 긴급교육을 실시한 뒤 일선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5,000명 동시 격리 시설을 보유한 하노이시는 병상 600여개를 갖춘 병원 2곳을 추가로 준비하면서 현지 의사들로 구성된 40개의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있다.

베트남의 방역전 최종 규모는 이번주 내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국적 항공사들이 자국민 수송을 위한 한국 노선을 오는 5일까지만 운행키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트남 민간항공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6월 4일 오전 6시59분까지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여객기의 착륙을 번돈공항과 푸깟공항 2곳으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한국 항공사들이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곳들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 국적기의 입국을 막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베트남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이 워낙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강해서이지 한국에 대한 호ㆍ불호와는 무관한 조치”라며 “베트남 정부의 이번 방역전이 성공하면 한국에 대한 강경한 기류도 분명히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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