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교섭단체 3당은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4ㆍ15 총선 선거구 획정안이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훼손했다며 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ㆍ심재철 미래통합당ㆍ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획정위에 선거법 취지에 맞는 획정안을 재송부해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강원과 전남 지역구 의원들이 ‘메가 선거구’ 탄생에 거세게 반발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획정위가 강원과 전남에서 각각 5개 선거구를 4개로 재조정하기로 하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강원ㆍ전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6개 군을 한 선거구로 묶는 건 법률에 배치된다”고 반발했다. 획정안대로면 강원 속초ㆍ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ㆍ고성은 서울의 8배가 넘는 초대형 선거구가 된다.
이들은 “6개 시ㆍ군을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하는 등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 반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선거법 25조 2항을 역행했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획정안은 여야 3당 교섭단체 대표 간에 합의해 발표한 ‘선거구 최소 조정’과 ‘구역조정의 최소화’의 합의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법 25조 1항 1호의 ‘국회의원지역구 획정 기준이 되는 인구는 선거일 전 15개월이 속하는 달의 말일 현재 주민등록표에 따라 조사한 인구로 한다’고 규정한 법 취지와 정신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애초 획정안 처리 시한으로 잡았던 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한다. 윤후덕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행안위에서 다시 제출을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한 이후 3당 원내대표 간 (처리 시기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획정위는 전날 세종, 경기 화성, 강원 춘천, 전남 순천 등 선거구 4곳을 쪼개서 선거구를 늘리고 서울, 경기, 강원, 전남 4곳에서는 1곳씩 통폐합해 선거구를 줄이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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