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의 ‘마스크 5부제’에 앞서 유사한 정책을 시행한 대만의 마스크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대만은 1월부터 △수출 금지 △구매 수량 제한 △생산 증가 등 대책을 발 빠르게 내놓으며 마스크 공급을 안정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6일 타이완뉴스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대만 정부는 1월 24일부터 발 빠르게 마스크 관련 정책을 세워 나갔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26일에야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정조치’를 고시해 마스크 관련 정책을 내놓은 것에 비해 한 달가량 빠른 셈이다.
대만에서 가장 먼저 나온 조치는 마스크 수출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대만 경제부는 1월 24일부터 마스크 수출을 금지했다. 대만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열흘 만에 나온 조치다. 여행객 등 일반 승객이 출국 항공편으로 마스크를 유출하는 것 또한 제한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대만 정부도 정책 혼선에 따른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1인당 마스크 구매 수량을 3매로 제한하고 가격 상한선도 결정한 것인데, 이로 인해 병원에서마저 마스크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대만 중앙방역지휘센터(CECC)는 지난달 3일 마스크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자국 내 생산 마스크 전량을 정부가 사들여 전국 6,000여개의 약국에서만 판매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동시에 일반 시민들의 마스크 구매 수량도 1주일에 2매로 제한하고 구매 줄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홀짝제’를 도입했다. 요일별로 건강보험증의 끝자리가 홀수인 사람은 ‘월수금’, 짝수인 사람은 ‘화목토’에만 살 수 있게 하고, 일요일에는 모든 사람의 구매를 허용하는 ‘마스크 2부제’ 판매였다.
하루 마스크 생산량도 대폭 늘렸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초 대만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300만여개에 그쳤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이달 3일에는 하루 생산량이 820만개로 2.7배 늘었다. 대만 보건당국은 이달 내로 마스크 생산량을 1,300만개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대만 보건 당국이 마스크 생산 업체에 지원책을 제시하며 생산 라인을 추가토록 독려한 것이 마스크 공급 안정에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대만 정부는 기업을 상대로 증산 요청과 함께 생산된 전량을 구매할 것이라 약속했다. 또 하루에 10만장까지 생산이 가능한 생산 라인을 정부가 구매해 15개 기업에 기증하기도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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