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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끊긴 대구 취재하는 외신기자 “코로나19 대처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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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끊긴 대구 취재하는 외신기자 “코로나19 대처 인상적”

입력
2020.03.07 11:00
수정
2020.03.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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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BC CBS, 中 CCTV 기자 대구 곳곳 취재… “대구가 코로나 극복 모델될 것”

미국 ABC 이안 패널 기자가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 여파로 휴장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현장 분위기와 상황을 취재하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미국 ABC 이안 패널 기자가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 여파로 휴장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현장 분위기와 상황을 취재하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최근 ‘대구에는 공황도, 폭동도, 혐오도 없다. 고요함만 있다’는 기사로 눈길을 끈 미국 ABC 이안 패널 기자를 만난 것은 지난달 25일 대구 서문시장이었다. 한강 이남 최대 전통시장 중 하나인 서문시장이 500년만에 첫 휴장에 들어간 첫날이었다.

텅 빈 시장 안에는 매장을 정리하기 위해 잠시 가게를 들른 상인 외에는 인적이 끊겨 있었다. 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러운 시장 한켠에서 파란 눈의 이방인이 눈에 띄었다. ABC 방송 취재진이었다. 영상기자, 취재기자, 서울지국 PD 3명은 텅 빈 서문시장의 실태를 보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취재기자는 ABC 이안 패널이라고 했다. “왜 대구까지 와서 취재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신종 코로나 취재를 하기 위해 2월21일 한국에 입국해 24일 대구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사람이 없는 지금의 대구가 원래의 모습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패널 기자는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촌평했다.

그는 “최근 유럽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과 대구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든 편이지만 대구의 신종 코로나 대응방식이 세계 타 도시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정례 브리핑이 열리는 대구시청 상황실에 외신기자들이 참석해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지난달 24일 정례 브리핑이 열리는 대구시청 상황실에 외신기자들이 참석해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한편 ABC 기자가 서문시장을 찾기 전날인 24일 정례 브리핑이 열리는 대구시청 상황실에 마스크를 낀 외신기자들이 처음 나타나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미국 CBS 기자를 보고는 “대구가 외신을 탈 정도냐”는 웅성거림도 잠시, 겉모습으로는 구분되지 않던 검은 머리카락 속에서 중국어가 들렸다. 중국 CCTV 기자였다. 코로나 최초 최대 발생국 기자가 대구를 취재하는 모습에는 어이가 없었다.

이들 외신기자들은 수많은 국내 기자들 사이에 섞여 통역을 대동한 채 권영진 대구시장의 발언을 들었다. CBS 기자는 직접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중국인과 해외 입국금지 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 “추가적으로 대구에 필요한 지원은 어떤 것이 있느냐”며 대구와 한국상황을 궁금해했다. 브리핑이 끝난 후 국내 취재진 일부가 CBS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사정상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CCTV 기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미 ABC 이안 패널 기자가 최근 ‘이곳에는 공황도, 폭동도, 혐오도 없다. 정적임 고요함만 있다. 다만 학교가 폐쇄됐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을 뿐이다’며 대구상황을 보도하는 모습을 보고는 대구가 좋은 일로 세계에 소개됐으면 하는 생각이 앞섰다.

“신종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된 지금 대구는 이제 막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맞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대구가 신종 코로나 위기극복의 본보기가 되길 응원한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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