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공청회서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체계 소개
“日 감염자 적은 건 충분한 검사를 안 하기 때문”
일본 의료 전문가가 한국의 사례를 거론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에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일본에서의 검사 횟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이렇게까지 (검사를) 받지 않는 나라는 일본뿐”이라고 직격했다.
비영리 의료단체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의 가미 마사히로(上昌廣) 이사장은 1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을 보십시오. 감염자가 엄청나게 많지만 치사율이 별로 높지 않다”며 “전 세계에서 한 나라(한국)만 특별하다. 매우 많은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모범 사례로 소개하고 “이는 미국도 도입을 검토했으며 시애틀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대비되는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검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 자료를 보면 치사율은 어느 정도 높은 한편 감염자는 적다”며 “이는 유전자 검사(PCR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국내에서 진행된 검사 수를 ‘최대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세계에서 이렇게까지 (검사를) 받지 않는 나라는 일본뿐”이라며 “후생노동성과 국립감염증연구소가 통제하고 있는 탓”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병을 어떻게 벗어날까. 병의 모습을 솔직히 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라며 “일부 사람은 죽지만 다수는 아마도 경증일 것이다. 무증상자, 증상이 가벼운 환자까지 확실하게 진단하지 않으면 이 병의 진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0시 기준 한국 검사 현황은 총 21만144건(보건복지부 발표)에 달하는 데 반해 일본은 같은 날 정오 기준 1만9,420건(후생노동성 발표)에 불과하다.
그는 또 “일본에는 독자적인 의견을 말하는 연구자가 거의 없다”며 “외국 언론이 자신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일본 내에서 과학적ㆍ의학적 논쟁이 활발하지 못한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에는 일본 정부의 장기 격리 과정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해서도 “대형선박의 관리는 어려우며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하선이 필요하다는 논문이 많이 있다”며 “도쿄올림픽 개최나 내각 지지율 등을 염두에 두고 정치권이 초법적으로 격리를 판단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대응을 정면 비판한 바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