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가 하루만 늦었어도 헛걸음을 할 뻔했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 직전 발길을 돌렸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13일 “확산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선수, 관계자,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3월 23∼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와 서프라이즈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올림픽 참가 6개국 중 5번째 본선 진출국을 가리는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엔 미국과 캐나다 쿠바 콜로비아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가 출전한다.
김 감독은 당초 이날 저녁 7시 40분 비행기로 이 대회 참관차 출국 예정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경쟁국의 전력 탐색을 위해 떠나려던 참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 12에서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김 감독은 원래 출국일을 17일로 잡았다가 시시각각 어떻게 변할지 모를 입국 제한 조치를 우려해 일정을 앞당긴 것이었다.
그나마 비행기를 타기 전에 대회 연기가 발표된 게 다행이다. 김 감독과 동행 예정이었던 이종열 대표팀 수비코치는 “오전에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티켓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전날 예비 엔트리를 확정했지만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는 올스톱 됐고 도쿄올림픽 연기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대표팀의 앞날도 안개 속이다.
WBSC는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야구협회와 함께 지역 보건 당국과 상의 끝에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WBSC는 앞서 4월 1일부터 5일간 대만에서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 세계 최종 예선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6월 17∼21일로 변경했다. 사태가 진정된다는 전제 하에 이날 미뤄진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은 그에 앞서 열려야 하는 만큼 5월 말이나 6월 초가 예상된다.
한편 13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도 연기됐다. WBC 조직위원회는 2021년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을 20개 나라로 늘리기로 하고, 본선에 참가할 4개 나라를 추가로 뽑는 예선을 애리조나 투산에서 13∼18일, 21∼26일 두 번 열 예정이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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