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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낙천ㆍ황운하 공천… 친문 조직표가 좌우한 與 ‘시스템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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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낙천ㆍ황운하 공천… 친문 조직표가 좌우한 與 ‘시스템 공천’

입력
2020.03.13 17:01
수정
2020.03.14 00:5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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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ㆍ중도 표심 이탈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후보공천을 위해 실시한 경선에서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이 탈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후보공천을 위해 실시한 경선에서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이 탈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4ㆍ15 총선 ‘시스템 공천’이 역풍을 낳고 있다. 소신파인 금태섭 의원은 탈락하고 검찰 수사를 받은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임동호 전 최고위원,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승리한 결과가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이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민주당은 13일 금 의원(서울 강서갑)의 낙천에 대해 “공정한 경선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금 의원이 여론조사로 진행한 경선투표에서 진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당이 소신파를 의도적으로 몰아낸 게 아니라 금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생긴 결과’라는 게 민주당 논리다.

그러나 민주당이 금 의원의 낙천을 유도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친문재인계 현역 의원들은 대거 단수 공천을 준 반면, 금 의원 지역에선 추가 후보 공모까지 하면서 경선을 붙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금 의원의 경선 경쟁자로 친문계인 정봉주 전 의원, 김남국 변호사, 강선우 전 대변인이 차례로 나타나 친문 세력을 결집시켰다”며 “금 의원은 사실상 개인 대 세력 구도에서 경선을 치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3인방은 경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들의 수사 결과가 두고두고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범죄사건의 혐의자에게 공천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당 지도부가 공언한 상향식 시스템 공천의 결과다. 여론 조사 경선이 권리당원 50%ㆍ일반유권자 50%를 대상으로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친문 조직표’가 경선 결과를 사실상 좌우했다. 민주당은 로열티가 강한 후보들을 앞세우게 됐지만, 본선에서 이들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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