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SNS눈] 코로나19를 ‘부머 리무버’라고 조롱하는 미국 10대들

입력
2020.03.15 14:21
수정
2020.03.16 08:10
0 0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치명적인 코로나19”라며 조롱하는 표현

트위터 등 SNS 중심으로 퍼져… “지나치다” 세대 갈등까지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고 칭하는 일부 미국 10대들의 언행을 두고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부머 리무버’란 60~70세 이상 노년층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코로나19를 두고 ‘꼰대를 없애는 질병’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베이비 부머 세대를 칭하는 ‘부머’와 없앤다는 뜻을 지닌 ‘리무버’를 합친 말이다.

부머 리무버는 트위터와 틱톡 등 젊은 세대 이용자가 많은 SNS에서 코로나19를 칭하는 말로 등장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무렵에는 트위터 트렌드로 부상하며 주목받았다. 이를 두고 “비판 의식이 도를 지나쳤다”며 부적절하다는 지적부터 “기성세대가 ‘꼰대’ 취급을 자처했다”는 의견 등이 공유됐다.

부머 리무버란 단어 사용에 많은 누리꾼들은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요즘 중학생들이 코로나19를 부머 리무버라고 부른다던데, 참 철딱서니가 없다”(Ba*******), “우리 아이가 그랬다면 참교육을 했을 것”(Li****), “요즘 중학생들은 조부모님 공경할 줄을 모른다. 교사와 부모들은 잘 교육할 필요가 있다”(Vl*****)고 지적했다.

반면 부머 세대들이 반성할 기회로 여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11살짜리가 부머 리무버라고 했다고 분노하기 전에 그간 부머 세대들을 향한 인식이 어땠는지를 되돌아보길 바란다. 기후변화나 공교육의 붕괴 같은 문제 말이다”(Kr*****)라고 일갈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한편 실제 부머 세대와 Z세대라고 밝힌 SNS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베이비 부머 세대라고 밝힌 한 트위터 사용자는 “중학생 손녀에게 이런 말이 있다는 걸 들었는데 솔직히 웃기더라.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이런 재치 있는 농담을 할 줄 아는 이가 있다는 것에 기뻤다”(Sa******)고 밝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부머 리무버라는 말만 들었을 땐 마냥 웃기고 기후변화에 안일한 사람들이 받을 응당한 조롱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시고 나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가 부머 세대라는 걸 깨달았다”(Ew*****)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두고 지나친 조롱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부머 리무버라는 조롱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미국 오바마 정부 당시 대변인이었던 토미 비에토는 15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코로나19는 평소 운동을 즐기는 젊고 건강한 이들도 걸릴 수 있다”며 “지금은 공중 보건 위기 상황이고 그 누구도 병에 안 걸린다는 보장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누가 부머 리무버라는 말을 농담처럼 할 때 보여줘야 할 글”로 공유되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지금은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며 “손이나 잘 씻고 다니길 바란다”(dr****)는 글도 빠르게 퍼졌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부머 리무버란 단어의 등장에는 뿌리 깊은 세대 갈등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4일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상당한 힘을 발휘하는 부머 세대와 Z세대 간의 갈등이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부 한국 SNS 사용자들도 부머 리무버란 표현의 등장에 우려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반인륜적 표현”(Ka****), “세대 갈등의 치명적인 답이긴 하지만, 부를 가진 부머들에겐 아무 영향이 없는 것이라는 게 블랙 코미디”(pp******)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