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막으려 다중이용시설 폐쇄하자 공원 여가 생활
5,000여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프랑스에서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영화관, 미술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했으나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대체 무엇일까?
프랑스 정부는 15일(현지시간)부터 슈퍼마켓과 약국, 주유소 등을 제외한 전국의 상점, 음식점, 영화관, 미술관 등을 폐쇄했다. 대표적 관광명소인 에펠탑, 루브르박물관도 폐쇄되기는 마찬가지다.
14일까지만 해도 술집, 카페 등이 시민들로 붐빈 것과 달리 다중이용시설이 폐쇄된 15일에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이 폐쇄되자 여가 생활을 즐기려는 프랑스인들이 공원으로 몰려든 것이다. 프랑스는 공원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산책하는 문화가 발달한 만큼 시민들이 다중이용시설의 대체지로 공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시민들로 가득 찬 프랑스의 공원 모습을 담은 게시물이 여러 개 올라왔다. 프리랜서 기자 클레멍 라노는 15일 자신의 SNS에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어젯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에게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오늘 오후 공원들에 파리 시민들이 매우 많다”며 파리 몽수리 공원에서 찍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일광욕을 하는 시민과 가족단위로 산책을 나온 시민 등이 공원에서 주말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공원 한 켠에 위치한 놀이기구 근처에는 어린 아이들도 여러 명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은 찾기 어려웠다.
영상 중심 매체 브뤼트의 기자 레미 뷔진도 이날 파리의 뷔트 쇼몽 공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올리며 “참석율이 높다. 닫힌 카페에서 벗어나 친구와 가족단위 사이에서 공원이 대체지가 됐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르 파리지앙, 프랑스 인포 등 복수의 프랑스 매체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폐쇄했는데, 또 다른 장소로 몰려든 탓이다. 프랑스 민영 방송 TF1은 “정부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비판했고, 벨기에의 프랑스어 신문 르스와도 “격리 조치는 파리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쓴 소리를 냈다.
프랑스는 다중이용시설 폐쇄에 이어서 항공편·열차·고속버스 등의 교통편도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엘리자베스 본 교통부 장관은 15일 이 같은 사실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시민은 필요하지 않은 이동이나 여행을 포기해야 한다”며 “출퇴근하거나 식료품 구매 또는 의료상 이유에 따른 이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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