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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윤주경은 나도 아깝다”… 통합당 의견 일부만 수용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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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윤주경은 나도 아깝다”… 통합당 의견 일부만 수용 시사

입력
2020.03.18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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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한국당 ‘마이웨이 공천’ 논란] 

 한 대표 “18일 최고위서 재의 요청” 요구 다 받아들이진 않을 듯 

 “법적 다른 정당, 공천 개입 못 해”… 통합당 뾰족한 수 없어 고민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한선교(오른쪽) 미래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한선교(오른쪽) 미래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스스로 놓은 덫에 빠졌다.

통합당은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해 4ㆍ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20석쯤 더 차지하려 했다. 공직선거법상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설계된 만큼, 사실상 ‘한 식구’인 소수 정당을 만드는 꼼수를 쓴 것이다. 미래한국당 공천에 손을 뻗어 ‘통합당 사람들’을 대거 당선시킨 뒤 21대 국회에서 ‘거대 야당’으로 몸집을 키우겠다는 것이 통합당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통합당 출신의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한 식구’ 되기를 돌연 거부하면서 통합당의 스텝이 단단히 꼬이게 됐다.

한 대표는 16일 ‘마이웨이 공천’으로 통합당을 발칵 뒤집었다. 미래한국당에서 흘러나온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담긴 메시지는 ‘통합당으로부터의 독립’이었다. 한 대표와 그가 선임한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추천한 인물들이 당선 안정권 순번(20번 전후)을 대부분을 차지했다. 통합당은 “자질이나 상징성 면에서 제1 야당을 대표한다고 내세울 수 없는 인물들도 여럿 포함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재검토’를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한 대표는 17일 통합당의 면담 요구를 물리쳤다. 그는 이날 저녁 본보 통화에서 “내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공관위에 일부 명단 재의 요청을 하겠다”면서도 “결정은 공관위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1번으로 공천하길 바랐는데, 그가 당선 안정권에서 빠진 건 나도 아쉽다”고 했다. 명단을 수정한다고 해도, 윤 전 관장을 포함해 통합당 요구를 극히 일부만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또 “16일 황교안 대표와 전화통화를 했고, 아직 만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문제는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대놓고 압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 다른 정당의 공천에 개입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 또 ‘미래한국당과 짜고 치려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시인할 수도 없다. 공병호 위원장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역사상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 공천이 이뤄졌는데, 통합당의 공천 반발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시치미’를 뗀 것은 통합당의 복잡한 처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눈 앞에서 20석을 잃게 된 통합당은 전전긍긍했다. 박완수 사무총장 주재로 열린 17일 대책회의에선 통합당이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안이 논의된 데 이어 황 대표에 보고됐다. 그러나 통합당이 소속 비례대표 후보를 직접 공천하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약 5명의 당선자 밖에 내지 못한다. 약 30일 남은 총선 일정상 제2의 미래한국당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이 자체적으로 비례대표를 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가급적이면 우리가 계획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이 코너에 몰린 것과 관련, 황 대표가 한 대표나 공 위원장을 미리 달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실책이라는 지적도 당 안팎에서 나왔다. 한 대표가 ‘마이웨이’를 택할 신호가 여러 차례 감지됐는데도 황 대표가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한편, 통합당에 영입됐다 미래한국당으로 옮긴 뒤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은 성명서를 내고 “황 대표는 미래한국당과 자매정당의 길을 계속 갈 것인지를 밝히거나 통합당만의 비례대표 절차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통합당의 꼼수로 인한 여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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