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17일 비례연합정당 추진 계획을 밝히며 성 소수자 문제를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민주당 안팎은 물론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윤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념 문제나 성 소수자 문제로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정당과의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성 소수자가 불필요한 문제냐’재차 질문에 “소모적인 문제다. 선거의 이슈가 되는 게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총장의 발언은 당 안팎의 반발은 물론 누리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녹색당은 18일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의 유력정치인이자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윤호중 사무총장의 발언은 분명 잘못됐다”며 “윤 총장의 성 소수자 혐오발언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 소수자 문제를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또 선거연합을 앞두고 녹색당이 당원 총투표로 뽑은 비례후보 ‘논바이너리 트렌스젠더’(성별 이분법적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하지 않은 트렌스젠더) 김기홍 후보에 대한 ‘거부’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며 이것이 더불어민주당이 표방하는 동등한 ‘연합’의 실체냐고 비판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도 이날 “동성혼을 두고 찬반을 논하는 미래당이 구적폐라면 성소수자 인권은 아직도 ‘나중에’라고 답하는 민주당은 신적폐”라며 입장문에 “윤호중 핵폐기물”이라는 문구를 100번 적어 비판했다.
민주당 당내에서도 성소수자 당원들의 비판이 나왔다.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은 “김대중 대통령은 국가인권위법을 만들고 시행하면서 성적 지향을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발의했던 차별금지법 내용에도 성적 지향이 있다”면서 “두 대통령이 모두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을 한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어“어느 누구의 존재도 불필요하거나 소모적이지 않다”면서 “성 소수자 당원과 시민에게 사과하고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 소수자도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누려야 하는데도 존재를 부정하는 반헌법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과 발언은 민주공화국 정신에 반하는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인권 노래를 부르던 성소수자 관련 논의가 불필요한 문제?”(navy****), “민주당에게 인권은 표가 안되면 불필요한 것”(esky8***), “진보가 소수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지 않겠다면 그건 당위성 자체를 잃는 것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행동만 있을 뿐”(hwt4****)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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