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전문가,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11월 특이한 폐렴 노인 사이 전파”
중국서 코로나 발병보다 앞선 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발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중국은 바이러스 발원지가 아니다’라고 미국을 향해 공세를 펴던 중국은 다시 화살을 이탈리아로 겨누면서 책임론에서 비켜갈 참이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일부 매체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이 전한 이탈리아 의학전문가인 쥬세페 레무치의 인터뷰를 근거로 들었다. 레무치는 “지난해 12월 심지어 11월에 유독 노인들에게서 발병한 아주 특이하고 증세가 심각한 폐렴을 본 적이 있다”는 의사들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적어도 우리가 중국에서 (전염병의) 집단발병을 알기 전에 북부지역 롬바르디아주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NPR의 진행자가 ‘이탈리아에서 지난달 21일 바이러스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레무치는 지난 11일 의학저널 ‘란셋’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날부터 4주 동안 이탈리아 감염자 수는 4만 명에 달하고, 4,000개의 중환자실 병상을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비교해 22일 현재 이탈리아의 감염자는 5만9,138명, 사망자는 5,476명으로 집계돼 레무치의 예측치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CCTV뉴스(央視新聞) 등 중국 매체들은 23일 “신종 코로나가 11월에 이미 이탈리아에서 발생했다고 전문가가 지적했다”며 일단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전하면서 바이러스 발병 책임을 떠넘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SNS에서는 “코로나가 이탈리아 바이러스라는 증거”라며 “미국이든 이탈리아든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노골적인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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