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료원 입원 2주… 발열에 염증으로 검사 연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최고령인 104세 할머니가 경북도립 포항의료원에서 2주째 투병생활을 해내고 있다. 할머니가 신종 코로나를 이겨내길 병원과 가족들은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23일 포항의료원에 따르면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104세 할머니가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할머니는 의식이 또렷하고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하루 3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열이 있고 염증 수치도 다소 높은데다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어 병원 측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초고령 확진자라 검체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유무를 따지기 이전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며 “입원 초기에는 할머니가 쾌활했으나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오래되고 낯선 환경에 지치는 것 같아 의료진들이 자주 말동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치료를 잘 받고 병원 문을 나서면 국내 최고령 완치자가 된다. 지난 21일에는 경산의 93세 할머니가 13일간 투병 끝에 완치되기도 했다. 해외에선 지난 1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104세 여성이 완치됐고, 이란에서도 103세 여성이 1주간 병원 치료 뒤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가 오랜 시간 지냈던 서린요양원도 조속한 쾌유를 소망하고 있다. 할머니는 2012년 서린요양원에 입소해 약 7년8개월간 이곳에서 지냈다. 이 요양원에선 지난달 27일 요양보호사 1명이 감염됐고, 최고령 환자를 포함해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요양원은 현재 통째로 격리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 첫 환자가 나오기 전 이 시설에는 입소자 74명와 종사자 48명이 등록돼 있었다.
서린요양원 관계자는 “시설에서도 연세가 가장 많았지만, 정정하고 성격이 늘 쾌활한 분이었다”며 “요양원에서 많은 분들이 확진 판정을 받고 전국의 병원에 흩어져 치료받는 중이어서 모두 속히 완치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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