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한국 영화 ‘사냥의 시간’이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해외 판권 판매 회사는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소송 방침을 밝혔다.
‘사냥의 시간’의 제작사 싸이더스와 배급사 리틀빅픽처스는 23일 “영화 ‘사냥의 시간’을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끝에 넷플릭스에 제안, 4월 10일부터 190여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파수꾼’(2011)으로 독립영화계 스타로 떠오른 윤성현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젊은 스타 배우의 대거 출연한 스릴러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초청받아 호평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2월 26일로 예정됐던 개봉일이 계속 연기됐다. ‘넷플릭스 직행’은 100억원을 투자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개봉을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사냥의 시간’의 해외 판매 대행사인 콘텐츠판다는 곧장 이의를 제기했다. ‘사냥의 시간’을 세계 30여개국에 선판매했고 추가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 판매를 위해 구두로 계약 해지를 요청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콘텐츠판다 관계자는 “해외 판매가 이미 일부 완료된 상태에서 일방적 계약 해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는 분명히 전했다”며 “해외 영화사의 권리를 무시했기에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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