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체 관계자 증언
“지난해 12월엔 팀장 맡기도”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ㆍ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씨가 구속되기 1주일 전에도 한 봉사단체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는 군대 제대 이후인 2017년 10월 인천에 본부가 있는 한 자원봉사단체의 공식 봉사자로 등록했다. 이후 1년 여간 봉사를 하다가 수개월 정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지난해 3월부터는 다시 꾸준히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주로 아동보육원 시설 2곳과 장애인 시설 1곳에 봉사활동을 다녔다. 해당 단체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지난해 12월쯤에는 봉사팀의 팀장도 맡았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봉사 활동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12일 진행된 해당 봉사단체 관계자들과 봉사팀장들 모임에 참석해 올해 봉사 계획 등을 정리했다. 조씨가 구속(19일)되기 정확히 1주일 전이다. 봉사단체의 A씨는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자원봉사자 배정에도 규정이 있어 조씨와 연령대가 비슷한 미혼모 시설 등에는 보내지 않았다”며 “우리 단체와 봉사활동을 한 곳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봉사활동을 하며 봉사단체 관계자들과 갈등을 빚지는 않았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조용하고 말수가 적어 성적인 농담 등을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2017년 조씨와 함께 봉사하러 왔던 친구가 최근 찾아와 그가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가해자인 것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일 모임에도 나온 걸 보면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이 단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다른 시설에서도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 사이트에 등록된 조씨의 자원봉사 실적을 보면 그는 올해까지 총 58차례 참가해 251시간 30분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도 “2014년 연탄봉사를 하는 등 우리 단체 등록 전후에도 다른 시설을 통해 봉사활동을 많이 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