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의사업체 이지컴즈 박형진 대표
지난해 12월부터 박사방 모니터링 시작, 욕설ㆍ일베 용어 사용포착도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용의주도한데다 텔레그램 안에서 자신을 신처럼 여기는 등 자부심이 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의뢰를 받고 인터넷 상 영상과 사진 등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업체 이지컴즈의 박형진 대표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주빈과 직접 접촉한 경험담을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여고생 2명의 의뢰를 받고 박사방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그는 서울경찰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아 구매자, 피해자, 광고의뢰자 등으로 가장하고 수 차례 조씨와 접촉을 시도했다.
박 대표는 조씨에 대해 “의심이 많고, 성격이 급했다”며 “입금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5분 이상 하기 힘들었던 데다 용의주도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구매자로 가장한 박 대표에게 단계별로 20만원, 50만원, 150만원을 제시했으며, 가상화폐 대행업체를 소개해주면서 입금을 독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또 “조씨와 대화해보니 그는 자신이 텔레그램 안에서 독보적이고 신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더라”며 “자부심이 많은 것 같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이름을 알고 있는 피해자를 가장해 접근했더니 갑자기 피해자의 피해사진을 보내서 당황했다”며 “조씨가 전화를 하기에 안 받았더니 사기치지 말라고 욕설을 하더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박사방 외에도 텔레그램에 유사한 대화방이 다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8,000여명이 참여했던 대화방 ‘와치맨’은 (운영자가) 기존에 있던 ‘고담방’보다 더 많은 인원을 끌어 모아보겠다고 시작한 것”이라며 “박사가 잡힌 후 이런 대화방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곳들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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