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보 체육꿈나무 체·인·지' 1기 출범식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된 체육 유망주들이 10년 후 이루고 싶은 꿈과 포부를 담은 메모를 적어 드림캡슐에 봉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육상 한수아(홍성한울초6), 빙상 김원빈(서울강월초6), 체조 안준기(포항제철초6), 수영 노민규(서울미아초6) 선수. 교보생명 제공

오늘날 스포츠스타는 특정 종목의 성취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김연아, 박지성, 유승민 등이 대표적이다. 교보생명은 이런 ‘스포츠 리더’를 육성하고자, 지난해 12월 장학사업 ‘교보 체육꿈나무 체(體)ㆍ인(仁)ㆍ지(智)’를 출범, 첫 혜택을 받는 1기 선수를 선발했다.

지난해 12월,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교보 체육꿈나무 체ㆍ인ㆍ지’의 1기 장학생으로 선발된 14명에게 시상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출범식에선 선발학생들이 ‘10년 후 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각자 바라는 소망을 적은 메모를 ‘드림캡슐’에 봉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교보생명은 1985년부터 매년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교보 체육꿈나무 체ㆍ인ㆍ지’는 이 꿈나무체육대회 출신 선수 중 잠재력을 가진 유망주를 발굴해 지원하는 꿈나무 육성 장학사업이다. 교보생명컵 7개 종목인 육상ㆍ수영ㆍ빙상ㆍ체조ㆍ유도ㆍ탁구ㆍ테니스 각각 2명씩, 총 14명의 체육 꿈나무를 매년 선발하기로 했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중ㆍ고등학교 6년간 꿈나무 장학금 200만원이 매년 지원되고, 재학기간 중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면 별도의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다.

교보생명이 장학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은 기존에 주최하던 체육대회가 일회성 지원 성격에 그친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체육 꿈나무들을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리더로 키우자는 목표도 있다.

장학사업 명칭인 ‘체ㆍ인ㆍ지’가 이런 목표를 반영한다. 각각 ‘체력증진ㆍ인성개발ㆍ지혜함양’을 의미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운동선수를 넘어 전인적 성장을 돕고 ‘참사람 육성’을 구현하기 위한 취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학생 선발에는 대회 성적뿐 아니라 인성과 비전, 학업과 생활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선발 이후에도 장학금 지급에서 그치지 않고 교보생명ㆍ교보문고ㆍ교보교육재단이 공동으로 교육 및 인성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맞춤형 학습, 인성 함양, 리더십 등 교육 프로그램, 심리ㆍ진로 상담 등 멘토링 등이다.

여기에 더해 학부모 대상 교육 상담은 물론, 학부모와 코치, 학교가 교류하는 커뮤니티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홈커밍데이, 체험 프로그램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1기 교육생 14명은 각 종목별 연맹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서류ㆍ현장 실사와 전문가 심사위원회를 거쳐 선발됐다. 최종 심사를 맡은 김설향 심사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심사평을 통해 “운동 요소뿐만 아니라 인성ㆍ성장성ㆍ리더십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했으며, 현장 평가도 심도 깊게 확인했다”며 “선발된 체육 인재들이 저마다의 종목에서 뛰어난 성취와 학생으로서 학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고결한 인성을 배양해 품위 있는 인간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 수영 종목 대회. 교보생명 제공
지난해 8월 충남 아산시 이순신빙상장에서 열린 '2019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 빙상 종목 대회. 교보생명 제공

◇한국 스포츠 꿈나무, 한번쯤은 거치는 ‘교보생명컵’

교보생명이 체육꿈나무 장학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1985년부터 매년 꾸준히 개최한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교육보험 시절인 1985년 ‘전국 시ㆍ도 대항 국민학교체육대회’를 처음 개최한 이래 매년 유소년 체육대회를 개최해 왔다.

교보생명컵은 민간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유소년 전국종합체육대회다. 마케팅 효과가 비교적 큰 프로스포츠나 스타 후원과 달리 장래가 불확실한 초등학교 유망주에 대한 지원이다. 종목도 프로스포츠 관련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육상, 수영, 빙상, 체조, 유도, 탁구, 테니스 등 기초종목 위주로 선정했다. 과거에는 양궁, 핸드볼, 태권도 등도 포함됐다.

교보생명 측은 “대회를 창설한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가 어릴 때부터 건강한 체력을 길러야 인격과 지식도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체력을 키우며 기량을 겨룰 수 있는 경쟁의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컵은 초등학생 대상으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회 중 하나다. 35년이 지속되다 보니 이 대회를 거쳐간 선수는 14만명이 넘는다. 엘리트 체육 교육을 받는 유소년 선수들이라면 자연스레 교보생명컵을 거치는 셈이다. 출전 선수 가운데 국가대표로 활약한 선수는 450여명에 이르고, 이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 수는 300개를 넘는다.

빙상의 이상화ㆍ심석희ㆍ이승훈ㆍ최민정을 비롯해 유도의 최민호ㆍ김재범, 체조의 양학선ㆍ양태영, 수영의 박태환, 탁구의 유승민ㆍ오상은, 육상의 이진일·이진택 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첫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정현 선수도 초등학생 때부터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체육계에서는 교보생명컵 대회가 기초종목을 활성화시키고 저변을 넓혀 스포츠 발전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매년 전국 주요도시를 돌며 지방자체단체와 공동으로 개최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꿈나무체육대회 운영은 물론, 체육꿈나무 장학사업을 통해 실력과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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