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부진에 빠진 완성차 업계, 신차 출시로 활로 모색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올 뉴 아반떼’. 현대자동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에 빠진 국내 완성차 업계가 신차 출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선보인 신차들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 국내 소비 심리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은 가운데 나온 의외의 결과로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이 자동차 업계에서 기대 이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흥행몰이의 선두주자는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7세대 ‘올 뉴 아반떼’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5일 새 아반떼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는데 하루 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아반떼가 처음 출시된 1990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 기존 아반떼 한달 평균 판매대수인 5,175대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고 6세대 아반떼 첫날 사전계약 대수 1,149대와 비교하면 무려 9배 가까이 많다.

전 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 속에 최근 5년 간 국산 준중형 세단 수요가 32%나 감소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성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기를 깨는 디자인과 완전히 새로운 상품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구성해 고객 기대에 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의 출시 행사는 온라인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돼 호평을 받았다. 기아차 제공

기아차동차의 4세대 ‘쏘렌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2월 20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영업일 기준 18일 동안 2만6,368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했다. 지난해 쏘렌토의 월 평균 판매대수가 4,36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벌써 6개월치가 팔려나간 셈.

준대형 SUV를 표방하는 넉넉한 공간, 강인한 외관, 기아 페이(제휴된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비용을 지불할 때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능) 등이 3040 운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의 사전계약 가운데 3040 비율은 60%에 달한다.

한국지엠(GM) SUV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 제공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XM3’도 출시 15일 만에 누적 계약대수 1만6,000대를 돌파했고 한국지엠(GM)이 지난 1월부터 선보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사전 계약대수가 6,000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개발 단계부터 생산까지 맡은 모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차 출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비대면 마케팅이 신차 홍보와 판매에 나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쏘렌토 국내 출시 행사를 온라인 토크쇼 형식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자사 홈페이지 등에서 생중계했다. 현대차그룹이 온라인으로만 출시 행사를 연건 이번이 처음이다.

토크쇼는 대표이사 사장 또는 고위 임원이 나와 신차 발표를 진행하던 형식을 벗어나 부문별 담당자(디자인ㆍ상품ㆍ마케팅)들이 출연해 진행자나 패널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꾸며졌는데 상품성을 더 잘 드러냈다는 반응이었다.

실제 당일 온라인 각 채널을 통해 토크쇼를 시청한 인원은 6만5,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자동차에서만 5만4,000여회 조회수를 기록했고 유튜브ㆍ페이스북에서도 조회수가 각각 6,000여회, 5,000여회에 달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쿠페형 크로스오버차(CUV) ‘XM3’.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도 XM3를 출시하며 대리점 방문을 원치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계약을 접수했는데 전체 계약 대수의 약 20%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수천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당분간 온라인을 통한 신차 출시, 마케팅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전통적인 오프라인 행사 효과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진전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만 이번 온라인 출시 행사 실험이 성공적이라는 자체 평가가 나온다면 비용 측면 등을 고려해 자동차 업계의 마케팅 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ko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