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3명 중 1명은 음주운전ㆍ뇌물수수 등 전과자
5년간 세금 납부액 500만원 안 되는 후보도 105명
다음달 15일 열리는 제21대 총선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3명 중 1명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의 전력을 가진 전과자가 상당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어느 때보다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각 정당이 도덕성 검증에 소홀해 유권자들의 높아진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6~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등록한 비례대표 후보자 312명 중 90명(29%)이 전과가 있었다. 이은재 의원의 가세로 원내 정당이 된 한국경제당 최종호 후보가 18건으로 가장 많은 전과를 갖고 있었다. 음주운전이 4건, 사기가 6건 등이었다. 최 후보는 한국경제당의 비례대표 후보 4순위다. 이어 민중당 김영호 후보가 음주운전을 비롯해,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10건의 전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 2순위다.
전과자수를 원내 주요 정당별로 나눠보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정의당ㆍ친박신당 모두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공화당 7명, 국민의당ㆍ열린민주당 6명, 미래한국당 5명, 민생당 4명 순이었다.
전과가 있는 후보의 상당수가 시국 사범이지만, 음주운전 등 도덕적 흠결이 있는 후보도 적지 않았다. 더불어시민당에선 이동주(비례순위 4번) 후보가 상해죄로 1996년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열린민주당 한지양(비례순위 7번) 후보는 2003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같은 당 안원구(비례순위 12번) 후보는 국세청 재직 시절 세무조사 대상 기업을 상대로 미술품을 강매해 2011년 징역 2년을 받았다. 미래한국당 허은아(비례순위 19번) 후보와 국민의당 최단비(비례순위 5번) 후보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한평용(비례순위 10번) 후보도 음주운전 전과만 3건이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경우 이미 지역구에서도 전남 나주화순에 출마한 조만진 후보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 성폭행) 전과가 있었고, 역시 같은 당 경남 김해을 선거에 나선 안종규 후보도 아동청소년의성보호법률위반(강제추행) 등의 전과로 논란이 됐다.
최근 5년(2015~2019년)간 납부한 세금 총액이 500만원도 안 되는 후보도 105명이었다. 이중 세금 납부 실적이 전혀 없는 후보도 9명이나 됐다. 이들의 평균 재산은 2억1,000만원이었다. 후보등록일까지 체납액이 남아 있는 후보는 한국경제당 최종호 후보(3억1,000만원)와 가자!평화인권당 최용상 후보(368만원) 등 4명이었다.
각 정당의 비례대표 남성 후보 140명 중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후보는 30명(21.4%)이었다. 지역구 후보의 군 미필 비율(17.0%)보다 높았다.
한편 선관위는 28일 21대 총선에 참여하는 정당은 모두 41개라고 밝혔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 후보를 모두 내는 정당은 15개, 지역구 선거에만 참여하는 정당은 6개, 비례 선거에만 참여하는 정당은 20개다. 또 이번 총선에는 지역구 1,118명, 비례 312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지역구(253석) 경쟁률은 평균 4.4대 1, 비례대표(47석) 경쟁률은 6.6 대 1로 집계됐다. 비례대표 선거에 나서는 정당이 35개에 이르면서 정당투표 용지 길이도 48.1㎝로 역대 최장길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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